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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아무도 흔들수 없는 나라로”

입력 | 2019-08-16 03:00:00

광복절 경축사서 7차례 언급… “日뛰어넘어 경제강국으로 가는 길
평화경제에 모든 것 쏟아부을 것”… 한국당 “말의 성찬” 24일 장외투쟁




반일 대신 극일 강조한 8·15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광복절 74주년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일 무역 갈등과 관련해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겠다”고 했다. 독립기념관에서 광복절 경축식이 개최된 것은 15년 만이다. 천안=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어떤 위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해온 국민을 떠올리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짐한다”며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에 맞서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일 대신 평화경제를 통한 극일을 강조하면서 경제는 물론이고 안보에서도 외세에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새로운 목표로 내건 것.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일곱 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광복절 74주년 경축사에서 “일본이 이웃나라에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 가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 힘으로 분단을 이기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책임 있는 경제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는 길이고 일본을 동아시아 협력의 질서로 이끄는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화경제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새로운 한반도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말했다. 취임식에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밝힌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평화경제에 올인(다걸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 된 나라, ‘원 코리아’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며 “통일이 된다면 세계 경제 6위권의 나라, 국민 소득 7만∼8만 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을 겨냥해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일본 역시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거리 발사체 3종 세트 완성을 선언하는 등 대남 도발을 이어가고 있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아직 시작도 못한 상황에서 평화경제를 극일의 궁극적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 들어 ‘아무나 흔들 수 있는 나라’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진실을 외면한 말의 성찬으로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결코 만들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황교안 대표가 전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제안한 국정 대전환 요구를 외면했다고 보고 24일부터 장외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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