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논란]‘코링크PE’ 커지는 의혹
법조계에선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내고 법무부 장관 자리를 앞둔 조 후보자 가족이 어떤 연유로 코링크PE에 10억 원을 선뜻 맡겼는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16일 본보가 입수한 한국기업데이터의 신용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조 후보자 가족이 10억5000만 원을 투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블루코어 밸류업 1호’ 펀드는 2017년 하반기 가로등 자동점멸기 생산업체인 웰스씨앤티에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됐다. 올 4월 기준 블루펀드의 웰스씨앤티 보유 지분은 30%에 가깝다.
본보 취재 결과 웰스씨앤티는 가로등 관련 관급공사를 수주하며 성장했다. 올 3월 대구시설공단으로부터 대구 신천동로 가로등 점멸기 교체 공사를 수주해 1억3000만 원의 실적을 올린 데 이어 4월에는 충북 단양군으로부터 산업단지 가로등 발광다이오드(LED) 설치 사업에 대한 수의계약을 맺고 2000만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법조계에선 “가로등 사업은 대표적인 경찰과 행정당국의 정보를 미리 알고 수주하는 사업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조 후보자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그의 영향력을 인허가 획득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본보는 웰스씨앤티가 코링크PE로부터 투자 받은 경위를 듣기 위해 해당 업체 사무실에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인적 없는 사모펀드 운용사 사무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10억5000만 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사무실 모습. 코링크PE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건물 4층을 사무실로 사용 중이다. 16일 사무실의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간판도 따로 없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딩 4층 사무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이곳은 조 후보자의 가족이 2017년 7월 74억5500만 원 투자를 약정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의 사무실 주소지다. 이 회사는 2016년 2월 설립 후 회사 주소가 네 차례 변경됐다. 사무실 문 주변엔 이 회사가 실제로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상호 간판조차 보이지 않았다. 코링크PE의 이모 대표(40)는 모 대학 성악과 출신이다. 이름이 덜 알려진 코링크PE에 조 후보자 가족이 거액을 투자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코링크PE가 거래한 기업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점도 의혹의 시선을 더하게 만든 요소다. 코링크PE는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회사를 인수해 소액주주 1000명에게 피해를 끼친 혐의로 올 6월 기소된 지와이커머스 측으로부터 10억5000만 원을 빌렸다가 2018년 1월 상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에서도 조 후보자의 투자가 일반적이진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의 M&A 등을 통해 차익을 노리는 소형 GP에 개인투자자가 투자하는 일이 흔치는 않다”며 “대표에 대한 믿음이나 끈끈한 네트워크가 있어야 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원회가 부실 기업 등을 상대로 연 간담회에서 자신이 인수한 WFM이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분류된 것과 관련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표는 “WFM이 2차전지 사업으로 업종까지 변경했는데 실적이 안 난다고 부실 기업으로 분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당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씨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코스닥 시장이 많이 어려우니 (WFM 같은) 기업들을 많이 도와달라고 얘기했던 것”이라며 “항의까지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김동혁·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