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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日대사관앞 소녀상의 함성 퍼지다

입력 | 2019-08-17 03:00:00

2016년 설치위해 건너왔지만 日 로비에 막혀 창고에만 보관
美한인들 광복절 맞아 나들이 행사… 반나절동안 日전쟁만행 알려
“도서관-공원 등 설치장소 물색중”




15일 미국 워싱턴 주미 일본대사관 앞에 모습을 드러낸 ‘평화의 소녀상’. 광복절을 맞아 열린 ‘소녀상과 나들이하기’ 행사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노 아베’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 소녀상은 워싱턴 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주도해온 희망나비와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주도로 2016년 11월 먼 타국 땅을 밟았지만 일본의 방해로 32개월간 창고에 갇혀 있었다.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jkim@donga.com

“위안부 할머니께 정의를!” “전쟁범죄 사죄하라!”

15일(현지 시간) 오후 워싱턴 매사추세츠 거리 주미 일본대사관 앞에선 일본의 전쟁범죄를 규탄하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특히 이날 집회에선 약 3년 전 워싱턴에 왔지만 일본 측의 방해로 안식처를 찾지 못해 약 32개월간 창고에 갇혀 있던 ‘평화의 소녀상’이 트럭에 실려 함께했다.

‘소녀상과 나들이하기’라고 이름 붙은 이날 집회 행사에는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워싱턴 정대위) 관계자들과 워싱턴 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주도해온 단체인 ‘희망나비’ 회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일본의 전쟁범죄 사죄 요구와 함께 일본이 워싱턴 내 평화의 소녀상 건립 방해 움직임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평화의 소녀상은 2016년 11월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환영식을 열고 대중에게 공개됐다. 애초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의 한 대학에 영구 설치될 예정이었으나 막판 무기한 연기됐고 이후에도 일본의 압력으로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희망나비 회원인 이재수 씨는 “소녀상은 정치적 사안이 아닌 전쟁범죄의 참상과 평화의 가치를 알리려는 보편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강조해 왔지만 일본의 로비가 워낙 거세 (설치에) 힘든 부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주최 측은 올해 안으로 워싱턴 또는 인근 장소를 물색해 소녀상을 영구 설치할 계획이다. 희망나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대형 한인 교회 등 설치 희망 의사를 알려온 곳도 있지만 가급적 미국 주류 사회와 소녀상의 의미를 공유하면 좋을 듯해 도서관, 공원 등과 같은 공공 장소를 물색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미국에는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와 미시간주 사우드필드 한인문화회관, 조지아주 브룩헤이븐 블랙번 메인공원, 뉴욕 맨해튼 뉴욕한인회관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돼 있다. 워싱턴에 소녀상이 설치될 경우 미국 내에서 다섯 번째가 된다.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