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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최대 43억달러 대외원조 취소 계획”

입력 | 2019-08-19 03:00:00

CNN “이르면 내주초 내용 공개”… 美외교정책 지지 조건부 지원 확대
워싱턴 “글로벌 영향력 축소 우려”… 의회 “안보 리스크 발생” 철회 촉구




미국 정부가 최대 43억 달러 규모의 대외원조 자금 지원 취소를 계획하고 있다. ‘낭비성’ 예산을 줄이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른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이 축소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워싱턴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CNN방송은 17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과 국제개발처(USAID)를 비롯한 관련 부처가 대외원조 자금 지원 계획을 취소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를 마무리했다”며 이렇게 전했다. 이르면 다음 주 초에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까지 120억 달러 규모의 해외원조 자금을 의회에서 승인받았으나 낭비적인 예산 사용이라고 판단되는 부분을 줄이고 미국의 외교정책 지지를 전제로 조건부 지원을 늘려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감축 대상에는 일부 평화 유지 기금을 포함해 유엔에 집행해온 자금 및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 북부 삼각지대를 위한 기금, 문화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대외 지원 프로젝트 및 글로벌 의료비 지원은 취소 대상에서 제외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몇 차례 대외원조 감축을 추진했으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실무부처 고위당국자들의 강한 반대로 속도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원조 예산 삭감이 국가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글로벌 테러 방지 노력도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미 의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과 핼 로저스 하원의원(켄터키)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원조 취소 계획의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대외원조의 취소는 미국의 안보 리스크를 발생시킨다”며 “미국이 이란의 위협 대응,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한 압박,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감축 등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정책은 특별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