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미사일 16일 시험사격’ 보도
‘주체탄’ 발사 지켜보며 주먹 불끈 쥔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6일 시험 사격을 모니터를 통해 지켜보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새 무기 개발 공로로 13일 특진해 별 3개인 상장(우리의 중장) 계급을 달고 있는 전일호도 보인다. 오른쪽 사진은 조선중앙TV가 17일 공개한 전날 발사체 발사 당시 모습으로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전술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하지만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앞서 10일 함경남도 함흥에서 동해상으로 쏜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전술 단거리탄도미사일)’를 16일 강원 통천 지역에서 재발사한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김 위원장이 “새 무기의 시험사격을 또다시 지도했다”는 보도 내용도 이를 뒷받침한다. 북한이 최근 실전배치한 것으로 보이는 KN-23에 이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의 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6일 오전 통천 일대에서 발사된 미사일 2발은 230여 km를 날아가 함북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알섬에 낙하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앞서 6일 황해남도 과일군에서 쏴 올린 KN-23 신형 SRBM(2발)도 430여 km를 비행한 뒤 이곳에 떨어졌다. “김 위원장이 사격시험을 지도했다”는 보도 내용과 군 간부들이 발사 현장에 동행하지 않은 점으로 볼 때 북한판 에이태킴스는 아직 실전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요격이 더 힘들어졌다는 의미다. 북한이 수풀 속에 배치한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한 것은 은밀하고 신속한 타격으로 우리 군이 구축 중인 킬체인(Kill Chain·선제타격)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지휘소 모니터로 미사일의 표적 타격 장면을 보면서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에서 미사일의 성능에 대만족했다는 점이 역력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우리의 절대적 주체 병기들 앞에서는 그가 누구이든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김 위원장의 언급도 이 미사일로 우리 군의 요격망을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김 위원장 참관하에 추가 시험발사를 거쳐 북한판 에이태킴스의 전력화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만약 통천에서 남쪽으로 음속의 6배 속도로 쐈다면 청와대는 약 1분 25초, 평택 미군기지는 1분 55초, 각 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는 2분 27초면 도달할 수 있다. 유사시 미 증원전력이 들어오는 부산항을 타격하는 데도 3분 37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군 당국자는 “KN-23과 북한판 에이태킴스는 스커드 등 구형 SRBM보다 더 낮은 고도로 변칙 기동해 타격 성공률을 극대화한 게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두 미사일은 재래식 탄두보다는 전술핵 투하용으로 개발된 걸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6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에 어느 정도 성공한 북한이 이를 실어 나를 ‘결정적 무기’로 신형 SRBM을 대량생산한 뒤 기동성이 강화된 TEL에 실어 곳곳에 배치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