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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中 전투기 ‘자위대 함선 겨냥’ 공격훈련에 ‘쉬쉬’

입력 | 2019-08-19 09:20:00

중국 공군의 JH-7 전투기 (차이나밀리터리온라인갈무리 ) © 뉴스1


 중국군 전투기가 지난 5월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상대로 ‘공격 훈련’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를 파악하고도 중국 측에 항의하지 않은 채 쉬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교도통신은 19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중국군 전투기가 5월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표적으로 하는 공격 훈련을 했다”면서 “당시 일본 정부는 예측할 수 없는 사태를 부를 수 있는 ‘극히 위험한 군사 행동’이라고 판단했지만 중국 측에 항의하지도 이 사안을 일반에 공개하지도 않았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사건은 5월 하순 동중국해 중일중간선 부근의 중국 측 가스전 주변 해역에서 발생했다. 이 일대를 항해 중이던 해상자위대 호위함 2척을 향해 중국 공군 소속 젠훙(殲轟·JH)-7 전투기 여러 대가 공대함미사일 사정거리까지 접근하는 일이 벌어졌었다는 게 일본 측의 설명이다.

이 당시 일본 호위함들은 중국 전투기가 사격통제레이더를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별다른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육해공 자위대의 감청부대들로부턴 “해상자위대 함선을 표적으로 공격훈련을 한다”는 중국 전투기의 무선 교신이 탐지됐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이후 일본 정부는 중국 전투기들의 항적과 전파 정보 등에 대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중국군이 자위대함을 겨냥한 공대함 공격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으나, 이를 공개할 경우 “자위대의 정보탐지·분석능력이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사건을 비밀에 부쳤다고 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 내에서도 중국 전투기의 해당 훈련을 “도발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었지만 결국 유야무야됐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이 같은 대응 방식은 과거 유사사례와 비교할 때 분명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3년엔 중국 해군함이 동중국해에서 해상자위대 함정과 헬리콥터를 향해 ‘공격 직전 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사격통제레이더를 가동했다고 주장, 중국 측과 진실 공방을 벌인 적이 있다.

일본 측은 또 작년 12월과 올 1월 연거푸 발생한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한국 해군함 근접 위협비행 사건 땐 한국 측의 레이더 영상 사진 공개에도 불구하고 위협비행 사실을 부인하며 오히려 “한국 측이 사격통제레이더를 가동했다”는 주장을 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중일관계 개선’ 기조 때문에 일본 측이 해당 사건을 덮기로 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사건 발생 약 한 달 뒤인 6월 말 오사카(大坂)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