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병사들이 생활관과 군 병원의 병동 등에서 12년간 가습기살균제가 사용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2000~2011년 육·해·공군과 국방부 산하 부대·기관 12곳에서 가습기살균제가 사용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특조위는 군이 애경산업의 ‘가습기메이트’ 등 3종의 가습기살균제 800여 개를 구매·사용한 내역 등 증거와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는 주로 병사들의 생활관이나 군 병원에서 사용됐다. 2017년 폐손상 4단계 판정을 받은 이모 씨(30)는 2010년 1~3월 국군양주병원에 입원해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됐다. 특조위 관계자는 “이 씨처럼 군 복무 당시 피해를 입었지만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조위는 일선 부대 단위에서 가습기 살균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날 “현재까지 군 피해사례는 확인된 바 없다”며 “앞으로 전 부대를 대상으로 피해 여부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조위는 27, 28일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열고 국방부 관계자를 증인으로 불러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한성희기자 che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