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코스피 574개사 우울한 상반기
특히 2분기(4∼6월) 들어서면서 실적 둔화세가 가팔라진 데다 하반기에도 미중 갈등의 격화와 일본의 경제 보복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 실적이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37%↓…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급감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74개사(금융사와 합병기업 등 68개사 제외)의 상반기 매출액은 988조2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3%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55조581억 원으로 37.09% 줄었다. 각종 비용을 빼고 남은 순이익은 37조487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95% 감소했다.
1분기(1∼3월)보다 2분기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43%와 47.57%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36.88%)과 순이익(―38.75%)보다 감소 폭이 더 커진 것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관련 업종의 부진이 뼈아팠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55.63% 감소했으며 SK하이닉스는 88.56% 줄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두 회사의 실적 악화로 반도체 관련 업종의 실적이 크게 떨어지면서 전체 시장 이익률이 내려갔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가 분류한 17개 업종 중 14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전기전자를 비롯해 화학, 운수창고 등과 내수가 중심인 건설업, 종이목재, 전기가스 등의 영업이익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실적이 별도로 집계되는 41개 금융사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이 15조78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8% 줄었다. 금리 인하에 따라 손실이 커진 보험사들의 영업이익이 42.19% 줄어든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증권사와 은행의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했다.
○ 하반기 전망도 암울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6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224곳 가운데 61.2%인 137곳이 일본이 수출 규제를 발표하기 직전인 6월 말보다 3분기(7∼9월)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아졌다. 주요 상장사 절반 이상이 한일 갈등의 직간접적인 충격을 받는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최근 전망치는 4327억 원으로 6월 말 전망치인 9104억 원보다 52.5% 줄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6%, LG전자는 20.8% 감소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도 실적이 좋아질 만한 요인이 뚜렷하지 않다. 국제 경제 상황과 미중 갈등의 향방,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건혁 gun@donga.com·김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