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수-협력업체 현황 첫 공개
2016년 포스코에 ‘파인(Fine)사’라는 비밀 태스크포스(TF) 프로젝트가 생겼다. 애플 아이폰X 외관에 들어갈 특별한 스테인리스를 만들기 위한 팀이었다. 휴대전화 내 각종 전자 제품 간 전파를 방해하지 않도록 자성이 없는 ‘초정성 비자성 스테인리스(STS)’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포스코 내 10개 부서 직원 35명이 모인 이 팀은 7개월 동안 철 1200t을 시험용으로 써가며 만들었다. 애플과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외국어에 능한 대리급이 파격적으로 프로젝트 팀장이 됐다. 허정인 대리는 “노력 끝에 실제 제품을 확인했을 때 TF 모두가 감격했다”고 말했다.
19일 애플코리아는 자사 공식 홈페이지에 ‘고용창출’ 페이지를 처음 공개하고, 포스코를 포함한 이 같은 다양한 협력사 스토리를 개재했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스테인리스 표면을 가공하는 풍산, 아이폰과 맥 등에 들어가는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CB)을 만드는 영풍전자, 제품 성능 테스트 설비를 만드는 하이비젼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애플코리아는 “하이비젼시스템은 2010년 애플과 처음 비즈니스를 함께할 때 직원이 34명이었다. 현재는 직원 300명을 고용한 탄탄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애플이 고용창출 페이지를 만들고, 한국 협력사 등을 밝힌 것은 다소 이례적인 행보로 분석된다. 그간 협력사나 직원 수 등을 밝히지 않아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에 국내 1호 애플스토어를 개장한 데 이어 한국 내 활동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