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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5촌조카, 코링크 설립 직후 투자행사에 대표격으로 참석”

입력 | 2019-08-20 03:00:00

[꼬리 무는 조국 의혹]조국 조카, 실소유주 의혹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5촌 조카가 조 후보자의 이른바 ‘가족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19일 제기되면서 조 후보자 가족의 투자가 적절했는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비상장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의 경우 충분한 사전 정보나 인맥이 없으면 원금을 전부 잃을 위험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투자 과정에서 조카 조모 씨가 비공개 정보나 조 후보자와의 친분 등을 이용했는지가 인사청문회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조국 5촌 조카, 가족펀드 운용사 전면에


조 씨는 코링크PE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영업 인가를 받은 2016년 4월부터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코링크PE는 설립 보름 만에 중국 장쑤(江蘇)성의 한 기업으로부터 6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언론에 홍보했는데, 조 씨가 이 행사에 코링크 측 대표 격으로 참여한 것이다. 19일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공개한 행사 사진에서 조 씨는 MOU 서류를 든 채 중국 측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조 후보자 측은 조 씨가 코링크PE 소속이 아니라 중국 투자자와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 에이전트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조 씨가 당시 코링크PE 대표와의 친분으로 MOU 체결에 관여했지만 이 투자 약정도 나중에 무산됐다는 얘기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중국 측이 ‘일한 증거를 가져가야 한다’라고 부탁해 (조 씨가) 그냥 사진 한 장 찍어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씨는 중국 투자 유치 행사가 있은 지 1년 뒤에도 코링크PE의 ‘총괄대표’로 스스로를 소개하고 다녔다. 조 씨와 2017년 5, 6월경 우연한 기회에 업무를 위해 만난 적이 있다는 한 제보자는 “내가 받은 명함에 대표자 이름은 분명 조○○(조모 씨 이름)였다”라며 e메일을 통해 명함을 본보에 전달했다. 이 명함엔 조 씨의 직책이 총괄대표로 적혀 있다. 이 제보자는 “조 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저장하자 메신저상에 ‘조 선생’이란 이름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조 선생은 조 씨가 2010년경부터 운영해온 주식투자 관련 인터넷 카페와 투자 안내서 출간에 사용해온 이름이다.

김 의원은 “조 씨가 회사 설립 단계부터 조 후보자와 친인척 관계임을 수도 없이 강조했다는 진술(제보) 등 그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라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조 씨가 실제 오너가 아니라고 단정하는 근거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 “조 후보, 초대대표의 지인 출마때 함께 사진”


조 후보자의 부인 정모 씨와 두 자녀는 2017년 7월 설립한 지 1년 3개월밖에 안 된 코링크PE에 10억5000만 원을 맡겼다. 이를 두고 의혹이 증폭되자 조 후보자 측은 “아내로부터 주식을 처분한 대금을 펀드에 넣는다는 얘기만 전해 들었을 뿐 펀드의 성격이나 투자처는 전혀 몰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조 씨 말고도 조 후보자와 코링크PE의 연결고리가 존재한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중 하나가 2016년 4월 코링크PE의 초대 대표로 취임한 성모 씨다. 성 씨는 2010년 8월 자산운용사 E사에서 상무로 일하며 E사 대표 이모 씨와 인연을 맺었다. 김 의원은 “이 씨는 2012년 19대 총선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는데, 조 후보자는 이 씨와 유세 사진을 함께 찍을 만큼 친분이 깊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19일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한 구의원 블로그엔 19대 총선 당시 조 후보자가 거리 유세를 하는 이 씨와 함께 찍은 사진이 게재돼 있었다.

코링크PE가 2016년 5월 정치권 인사의 수행비서 출신인 유모 씨 업체에 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약정한 이후의 정황도 석연치 않다. 유 씨가 대표로 있던 J사는 공동주택 모바일 앱 개발업체로, 코링크와 MOU를 맺을 당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아파트 무인택배함 등에 접목하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J사는 코링크PE와 MOU를 맺은 지 한 해 만인 2017년 6월 상호를 E사로 바꿨고, 이후 이렇다 할 영업 실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유 씨가 새로 만든 인테리어 업체 G사는 홈페이지조차 없다.

취재팀이 19일 E사의 법인 주소로 신고된 서울 구로구의 사무실에 찾아가보니 회사명도 표기되지 않은 6.6m²(약 2평) 남짓한 공간엔 빈 책상 4개만 놓여있었다. 사무실에 출근한 직원도 없었다. 옆 사무실 관계자는 “(E사 사무실에)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약 300m 떨어진 건물에 입주한 G사 사무실도 E사 사무실과 판박이였다. 거금을 투자받기로 약정한 업체의 모습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준 speakup@donga.com·신아형·조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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