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조국 의혹]‘책임저자’ 의대 교수, 본보에 밝혀 “내가 논문작성 과정 많이 도와줘… 그땐 가이드라인 엄격 적용 안해 아들과 같은 고교 다녔지만 조국 부부와 친분 관계는 없어” 3자와 통화중 “엄마끼리는 알아”
“지나친 면이 있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 씨(28)가 고교 재학 당시 제1저자로 등재된 대한병리학회 영어 논문의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대 A 교수는 19일 충남 천안시의 단국대 의대 부속병원에서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A 교수는 조 씨를 논문 1저자로 등재시킨 것에 대해 “조 씨 등 유학반 학생 2명을 외국어고에서 소개해줬고 해외 대학을 가려고 한다기에 선의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엔 조 후보자가 누군지 몰랐고, 논문에 이름을 올려 달라는 취지의 부탁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조 씨와 함께 인턴십에 참가한 유학반 친구는 해당 논문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다음은 A 교수와의 일문일답.
―조 후보자 딸이 논문에 얼마나 기여했나.
―2008년 1월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조 씨는 1저자가 되기 힘들다.
“그 당시엔 그런 가이드라인을 잘 몰랐다. 지금처럼 그런 것들(저자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되고 그런 건 아니었다.”
―조 씨가 인턴을 할 때 조 후보자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그때는 조 후보자가 누군지 몰랐다. 그 당시엔 조 후보자가 지금처럼 유명한 사람도 아니었다.”
―조 후보자의 가족과 친분이 있었나. 누구의 소개로 조 씨는 인턴을 하게 됐나.
“조 씨는 외고 측의 소개로 인턴을 하게 됐다. 조 후보자나 그의 아내와는 별다른 친분이 없다. 조 씨가 처음 우리 학교에 왔을 때 조 후보자의 아내는 본 것도 같은데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
―논문에 이름을 올려 달라는 요청이 있었나.
“아니다. 외고 측 요청은 인턴을 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내가 외고에서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요청하는 방법과 개인적으로 오는 방법 중 택하라고 했고, 공문은 시간도 걸리고 결재 부담도 있어서 결국 후자로 정리됐다.”
―원래 준비 중인 논문에 조 씨가 발을 담근 모양새인데….
“개인적으로는 손해를 봤다. 원래 외국 학술지에 보내려고 했던 논문인데 그러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게 뻔했다. 조 씨가 외국 대학에 진학하려면 논문을 빨리 내야 해서 (등재가 빠른) 국내 학술지에 보낸 거다.”
천안=황성호 hsh0330@donga.com / 신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