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9.8.20/뉴스1 © News1
“재력이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위선자이고 이중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20대 대학 졸업생)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발언과 가족 관련 논란을 두고, 20~30대 사이에선 조 후보자에 대한 기대가 실망감과 분노로 바뀌고 있다.
특히 조 후보자의 딸 조모씨(28)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차례 유급당하고도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고, 고교 때 2주 인턴을 하고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젊은층 사이에서 허탈하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20일 부산대를 졸업한 한 정모씨(28)는 “유급한 낙제생인데 장학금을 받은 것은 도덕적 해이 수준을 넘은 것”이라며 “장학금을 받아야 하거나 성적이 충분히 되는 어떤 학생의 장학금을 빼앗은 행위이고, 기회와 결과 모두 불평등·불공정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가) 사실상 교수가 아니라 정치인이자 고위 공직자 신분에 가깝다고 본다”며 “계속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한 해명을 소상하게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간 도덕성을 강조해 온 진보진영 인사도 기존 기득권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실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인 강모씨(28)는 “진취적이고 학생, 서민들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50~60대 기존 인사들과 다른 점이 뭐가 있나”며 “오히려 바른 말을 내뱉던 (조 후보자의) 과거 영상이나 글을 보면 내가 부끄러울 지경”이라고 했다.
다만 조 후보자의 두 자녀가 모두 특목고(외국어고)에 진학한 것을 두고 “자식을 좋은 환경의 학교를 보내고 싶은 마음은 부모로서 충분히 알지만, 말과 행동이 완전히 상반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장관으로서 발언을 그대로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도 나왔다.
또 조 후보자의 의혹을 두고 문재인 정부 자체의 도덕적 정당성에 대한 우려도 2030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대 대학원생 A씨(32)는 “조 후보자가 평범한 사업가 신분이라면 모르지만 도덕적 이미지가 강했던 교수이자 공직자였던 만큼 만약 정권이 임명을 강행하면 도덕적 정당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