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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조국 딸 ‘논문 1저자’ 파문, 청년층 분노 확산

입력 | 2019-08-21 03:00:00

단국대, 문제 인정 공식사과
국제조류학회 발표초록에도 제3저자로 등재 추가 확인
책임저자는 모친 대학동문 조씨, 인턴면접때 엄마 동행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 씨(28)가 한영외국어고 3학년 당시 공주대 생명과학과에서 3주가량 인턴을 한 뒤 국제조류학회 발표초록(개요)에 제3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20일 추가로 확인됐다. 조 씨는 고교 2학년 때는 2주 동안 단국대 의대 인턴을 거쳐 이듬해 대한병리학회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조 씨가 인턴을 하기 전 조 씨의 어머니이자 조 후보자의 부인인 동양대 영문학과 정모 교수가 공주대와 단국대를 모두 방문한 사실도 밝혀졌다.

공주대 생명과학과 A 교수와 서울대 동문인 정 교수는 대학 시절 천문학 동아리에서 A 교수와 함께 활동했다. 논문 지도교수인 A 교수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조 씨가 아버지 직업이 서울대 교수라고 밝혔다. 인턴 면접 때 대학 동문인 정 교수를 만났다”고 말했다. 조 씨는 3주 동안 매주 2, 3번만 대학에 갔다. A 교수는 또 “조 씨가 발표초록에 영어 관련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한영외고 학부모 모임에서 단국대 의대 B 교수의 부인을 만나 서로 가깝게 지낸 사이다. 이 학부모 모임은 자녀들의 입학 정보를 교환하고, 인턴십을 소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조 씨가 1저자로 이름을 올린 대한병리학회 논문은 최상위 수준인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과 동급인 확장판(SCIE)급 학술지에 실린 것으로 확인됐다. SCI급 논문 1편은 서울대 의대와 치의대 박사 졸업 기준이다.

20, 30대와 학계에서는 조 후보자의 딸이 부모의 배경으로 대학생도 경험을 쌓기 힘든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짧은 인턴 생활 뒤 국내외 명문대학 입시 스펙으로 활용이 가능한 논문 저자로 등재된 것에 분노하고 있다. 한 대학 공대 교수는 “통상 이공계에서 SCI급 논문 1, 2편이 박사 졸업 기준”이라며 “주 저자(1저자)인 논문만 인정받기 때문에 다른 공동저자와는 달리 자격 부여 기준을 엄격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씨가 당시 17세의 나이로 SCI급 논문 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의심스러운 일이었지만 교육부의 미성년 공저자 논문 실태 조사를 받지 않았다. 2007년부터 10년간 발표된 미성년 공저자인 논문 410건 중 단국대 논문은 12건이 있었다. 하지만 조 씨의 논문은 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조 씨를 논문 1저자로 올린 B 교수는 “2017년 교육부의 자진신고 기간에도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국대는 “조 후보자 딸 연구 논문 확인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음을 사과한다”면서 “이번 주에 연구윤리위원회를 열어 논문 저자 자격을 중점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규정에 의거해 처리하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스토킹 처벌 강화 등 법무정책을 발표했지만 딸의 논문 취소와 사퇴를 촉구하는 비판 여론은 더 커지고 있다.

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이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