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몸통 시신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피의자 장대호 씨(39)가 일하는 모텔을 방문했을 때 장 씨의 숙박장부 공개 요구 불응 등 석연찮은 행동에도 그냥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경기 고양경찰서 형사 2명은 16일 오후 6시께 장 씨가 있는 서울 구로동의 한 모텔을 찾아갔다. 한강에서 시신의 팔 부분이 발견돼 피해자의 신원이 확인된 직후였다.
경찰이 카운터 종업원에게 피해자 사진을 보여주며 "이사람이 묵지 않았냐?"고 묻자 1층에서 잠을 자던 장 씨가 나와 "누군지 모르겠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장 씨는 "셋톱박스 전체를 복사해줄 테니 가져가 분석하라"고 했지만 경찰은 "그럴 필요까진 없다"고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숙박 장부를 보여달라는 경찰의 요구에도 불응하고, 모텔 사장 연락처를 감추는 등 의심스러운 대목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경찰은 장 씨를 그대로 두고 10여 분만에 모텔을 떠났다고 매체는 전했다.
경찰이 5시간 후 모텔을 다시 찾아갔지만 장 씨는 자취를 감춘 뒤였다.
이에 대해 고양경찰서 관계자는 "장 씨를 수사 초반에 용의선상에 올리지 못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수상히 여겼기 때문에 같은 모텔을 두 번이나 찾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