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 News1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블록체인 송금서비스 업체 모인이 신청한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샌드박스 허용 여부에 대한 판단을 또다시 미뤘다. 어느덧 8개월째다. “신시장 개척을 위해 심의까지 두달을 넘지않겠다”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약속은 공염불이 된지 오래다.
21일 과기정통부는 ICT 규제샌드박스 사업 지정을 결정하는 ‘제5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총 7건의 규제샌드박스 신청 과제를 심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의에서는 사전검토 과정을 생략한 ‘패스트트랙’이 적용됐다. 앞서 통과된 업체의 유사사례 위주로 서면심의가 이뤄졌다.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모인은 유사업체가 통과된 사례가 없어 아예 심의대상에서 제외됐다.
모인은 스텔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중은행보다 수수료를 50% 이상 싸게 받고 해외송금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리플처럼 암호화폐를 활용해 빠르고 값싸게 해외송금을 할 수 있다.
특히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규제샌드박스 도입을 앞두고 “신시장 개척을 위해 신청부터 심의까지 두달을 넘지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모인의 경우 어느덧 심의 신청 8개월을 맞았다.
블록체인 업계는 “한국에선 신시장 개척이 너무 어렵다”며 답답함을 토로한다. 모인보다 늦게 규제샌드박스 심의를 신청한 다른 업종에 속한 업체 수십여곳은 이미 서비스 허가를 받았다. 암호화폐 관련 신사업은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업계에선 암호화폐를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는 금융위원회와 법무부, 세금 정책을 마련해야하는 기획재정부 등 부처간의 대립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재부나 금융위 눈에 들기 위해선 아예 서비스나 사업 명에서 블록체인을 숨겨야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금융권과 사업제휴를 맺기 위해선 암호화폐를 활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