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경제가 약해질 것을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짜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백악관 관계자들은 미국 경제를 떠받쳐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선택안들을 마련하는데 들어갔으며, 여기엔 급여세 인하와 일부 관세 철회 등의 가능성도 포함돼 있다고 NYT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행정부 관리들은 근로자의 급여에서 원천징수되는 세금을 줄여 소비를 늘리고자 하는 급여세 인하 관련 계획을 담은 백서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급여세 인하는 현재 심각하게 검토 중인 사안은 아니라고 한 행정부 관리는 밝혔다.
최근 미국 경제엔 ‘경고 신호’가 왔다. 국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서 불거진 경기침체(Recession)에 대한 공포로 증시가 요동쳤다. 세계적인 성장세 둔화로 제조업도 불황에 빠졌다. NYT는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탓도 적지 않다고 봤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은 미국 경제엔 큰 걱정거리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고문 가운데 일부는 내달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가 부과될 경우 그 효과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JP모간체이스 연구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중국산 수입품에 매기고 있는 관세가 미국 가정이 내는 연간 세금에서 600달러어치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가 발효되면 이 금액은 가구당 1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발효 시점을 12월로 미뤘다.
특히 급여세 인하는 중산층 근로자들을 공략하는 민주당에게 인기 있었던 의제지만,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에서 좀처럼 추진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급여세 인하를 추진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동력을 제공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은 감세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잠재적인 불황을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NYT는 백악관 관리들이 의회와는 별개로 양도소득세 인하 계획 또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부유층을 겨냥한 정책으로, 법정에서 분쟁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행정부 내에서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양도소득세 인하에 반대하는 입장이기에 실제로 추진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