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에게 전혀 미안하지 않아”… 살인-시신훼손 등 혐의는 인정 장대호 “정신병력 없다”… 감정 않기로 경찰, 부실대응 당직자 대기발령
‘한강 몸통 시신 살인사건’ 피의자 장대호의 얼굴이 21일 공개됐다. 고양=뉴스1
“유치장에서 생각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다.” 장대호는 이날 오후 1시 40분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고양경찰서로 들어가던 중 “반성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사건”이라며 “유족에게 전혀 미안하지 않다”고도 했다. 장대호는 “고려시대 김부식의 아들이 정중부의 수염을 태웠는데 정중부는 잊지 않고 있다가 무신정변을 일으킨 당일 (김부식 아들을) 잡아 죽였다”며 “남들이 볼 때는 장난으로 수염을 태운 일이지만 당사자한테는 상대방을 죽일 만큼 큰 원한인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관이 조사실로 잡아끌자 장대호는 “왜 말을 못하게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장대호를 상대로 자수한 내용이 맞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 종업원이었던 장대호는 8일 투숙객 A 씨(32)의 객실에 몰래 들어가 망치로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버린 혐의를 전부 인정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 사건을 검찰로 넘길 때까지 아직 발견되지 않은 피해자의 두 다리와 왼쪽 팔을 찾기 위해 한강 일대를 수색할 예정이다. 경찰은 23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자수하겠다며 찾아온 장대호를 “다른 경찰서로 가라”며 돌려보낸 경찰관을 21일 대기발령 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1일부터 평일 야간에도 당직 근무를 할 때 총경급 경찰관을 상황관리관으로 두기로 했다. 그동안에는 주말에만 총경급이 상황관리관을 맡았고 평일에는 한 계급 아래인 경정급이 상황관리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험이 더 많은 총경급 경찰관을 상황관리관으로 두고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부서 간에 유기적으로 협조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도예 yea@donga.com / 고양=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