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관에 디지털시장실 설치… 24개 중소-벤처기업도 참가 지자체 부스, 관심 끌기 어려워 홍보 효과 기대에 못 미칠수도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에 관람객들이 북적이는 모습.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전시회이자 첨단 기술 경연장으로 불리는 CES에 서울시가 내년 처음으로 참가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내년 행사에서 ‘스마트시티 서울’ 등을 알릴 계획이다. 삼성전자 제공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 서울시가 부스를 마련하고 박원순 시장은 직접 ‘스마트시티 서울’의 청사진을 알린다. 박 시장과 함께 24개 중소·벤처기업이 CES에서 기술을 홍보하고 해외 투자자와 만나는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예정이다.
서울시는 2020년 CES 참가를 확정했으며 CES 유레카 파크존에 198m² 규모로 ‘서울관’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유레카 파크존은 주로 스타트업이나 새로 CES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모이는 곳이다. 올해 KOTRA가 국내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치한 한국관도 유레카 파크존에 있었다. 서울시는 서울산업진흥원(SBA)과 서울디지털재단 등을 통해 CES에 동행할 중소·벤처기업 후보를 정한 상태다. 기업들의 최종 참가 여부는 10월 이전에 결정된다.
서울시의 CES 참가에는 누구보다 박 시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박 시장은 스마트시티 관련 논의가 나올 때마다 CES에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혀왔다. 또 공무원들의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라도 참가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박 시장과 서울시가 CES 참가에 거는 기대는 작지 않다.
하지만 CES 현장 분위기를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은 “첫 시도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참가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시가 부스를 차릴 유레카 파크존은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대규모 부스를 꾸리는 메인 전시장인 ‘테크 이스트(Tech East)’와 떨어진 ‘테크 웨스트(Tech West)’에 있다. 도보 이동이 쉽지 않아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현대자동차 등 최근 몇 년 새 CES의 주역으로 떠오른 자동차 기업들과 글로벌 AI 기업들도 전부 테크 이스트에 전시장을 차린다. 관람객과 언론들의 관심이 이곳에 쏠릴 수밖에 없다. KOTRA나 지자체의 지원으로 CES에 참가했던 중소기업들이 유레카 파크존의 조용한 분위기에 당황하고 불만을 표시했다는 얘기도 종종 나온다.
기업 관계자 A 씨는 “CES는 기본적으로 기업들의 경연장이다 보니 특정 도시나 지자체장이 주목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CES에는 광역단체장, 유력 정치인 등이 방문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할 때가 많았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 B 씨는 “동행하는 24개 기업이 현장에서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서울시가 적극 지원하는 것도 CES 참가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