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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매각논의 거부한 덴마크 총리에 “형편없다”

입력 | 2019-08-22 08:26:00

"오바마때처럼 취급 당할 수없어"
"그냥 '노'라고 말하면 됐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각논의를 거부한 덴마크 총리를 향해 ‘형편없다(nasty)’고 비난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덴마크 국빈방문 일정을 전격취소한 결정에 대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의 그린란드 관련 발언이 “형편없고 부적절(inappropriate)”하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덴마크에 가려고 했지만 총리의 발언이 터무니없고(absurd) 형편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형편없다’는 표현은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등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한 민주당의 여성 정치인들을 향해 특히 자주 사용해온 표현이다. 심지어 과거에 트럼프를 비판한 것으로 알려진 메건 마클 영국 왕자비를 향해서도 “그렇게 형편없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0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덴마크는 매우 특별한 국가로 국민성도 훌륭하지만, 그린란드 매각 논의에 관심이 없다는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 발언을 이유로 2주 후로 예정된 (덴마크) 방문 일정을 다른 시기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어 “(덴마크) 총리가 미국과 덴마크 모두의 많은 (국빈방문)비용과 노력을 아낄 수 있었다”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기자들에게 “ 그녀(프레데릭센 총리)는 ‘(그린란드 매각에) 관심없다’고 말하면 됐었다. 하지만 우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 당했던 것처럼 미국을 대접받게 할 수 없다. 뭔가를 말하는 좋은 방식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그냥) ‘노’라고 내게 말할 수있었다”고 말했다.

즉, 덴마크 총리가 공개적으로 자신을 비판한 방식이 기분나빠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는 이야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월 2~3일 덴마크를 방문해 프레데릭센 총리 및 킴 키엘슨 그린란드 총리와 잇따라 회담을 할 예정이었다. 더구나 이번 방문은 마르그레테 여왕이 직접 초청하는 국빈방문 형식이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지난 18일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을 노리고 있다는 보도에 “그린란드는 팔려고 내놓은 물건이 아니다”며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검토가 심각한 일이 아니길 바란다. 그린란드는 덴마크가 소유한 것이 아니다. 그린란드는 그린란드다”라고 일축했었다.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발상을 “터무니없다(absurd)”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 총리가 미국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지만,덴마크 방문을 취소함으로써 그린란드 매입 협상이 이번 방문의 핵심 목적이었음을 인정한 셈이 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을 외교와 혼합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부동산 거래를 외교와 뒤섞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동맹외교를 부동산거래 협상쯤으로 취급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에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임대료를 받으러 다녔다.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임대 아파트에서 114.13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으로부터 (방위분담금)10억달러를 받는 것이 더 쉬웠다”고 말해, 핵심 동맹국을 임대계약자 쯤으로 취급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