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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공주대 인턴 이전 사전제작 초록(抄錄)에 버젓이 이름”

입력 | 2019-08-22 17:51:00


조 후보의 딸이 보조 발표자를 맡았다는 초록이 실린 국제조류학회 초록집. 2009년 8월 2~8일 행사가 열리고 2009년 7월 초록집이 발간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빨간색 원 처리) © 뉴스1

짧은 공주대 인턴십 과정에서 초록(抄錄) 3발표자로 등재돼 논란이 일고 있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딸 조씨가 인턴십을 시작한 시기와, 해당 초록을 국제 학회에 신청한 시점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현대적선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9.8.22/뉴스1 © News1

22일 국내 이공계 및 의학 연구자들이 모이는 유명 커뮤니티사이트인 생물학연구정보센터(브릭)에서 한 연구자는 게시판 글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지적했다.

그는 “초록집이 2009년 7월에 나왔는데, 조국의 딸은 7월에 인턴을 3주하고 발표를 잘해서 논문 초록집에 (이름을) 올렸다고?”라며 “초록집이 7월에 나오려면 그 전에 초록을 학회에 보내야 하는데, 교수가 인턴으로 올 학생을 초록에 이름을 넣었다는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

조씨는 한영외고 3학년때인 2009년 7월 중순부터 3주간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인턴십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8월 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조류학회에서 초록 발표내용 질문에 답하는 보조발표자를 맡았다. 이 때 초록에 조씨가 3발표자로 이름이 올라가 있다. 당시 인턴십 담당교수는 조 후보자의 부인과 서울대 입학 동기로 전해진다.

앞서 제1저자로 이름이 올라간 단국대 건에 이어 공주대 인턴십 건에서도 저자명 등재 논란이 일자, 조 후보자측은 앞서 “공식 논문이 아니고 조씨가 영어로 직접 발표해 발표요지록에 제3저자로 기재됐다”며 “억측과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초록집을 살펴보면, 제9회 국제조류학회는 2009년 8월 2~8일부터 열린다고 표기돼 있고 당해 7월 보충판으로 출간된 것으로 나와있다. 조 후보의 딸 이름이 올라간 공주대 초록 내용은 초록집에서 55번째로 게재돼 있다. 전체 초록 수는 430개가 넘는 규모가 꽤 큰 학회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연구자가 지적한 내용에 따르면, 초록집이 7월에 출간되려면 그 이전에 초록을 학회에 보내야 하기 때문에 조씨는 최소한 인턴과정을 7월 전에 받았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7월 이전은 고등학교 방학이 시작하기도 전이어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내 한 의과대학 교수도 “보통 큰 국제학술대회의 경우 실제 학술대회가 열리기 수 개월 전에 초록을 신청한다”면서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7월 인턴을 시작해, 발표자로 이름이 올라간 초록이 7월에 발간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 상황이 맞다면, 과거는 잘 모르겠지만 현재의 연구실 환경에선 미리 해당 학생이 인턴으로 올 것을 알고 이름을 올려주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교수는 “초록을 먼저 신청한 뒤, 저자명을 추후 학회측에 수정요청할 수도 있긴 하지만 사실상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후보측이 앞서 “공식 논문이 아닌 발표 요지록”이라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초록은 완성된 논문은 아닐 수 있지만, 열심히 연구한 성과이고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한다는 건 교수 입장에서도 업적에 큰 경력이 생기는 것”이라며 “단순 발표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여기에 공주대 인턴시기와 조 후보의 딸이 한국물리학회 여성위원회가 숙명여대에서 연 ‘여고생 물리캠프’에 참여한 시기와도 겹쳐 논란이 일고 있다. 물리캠프는 7월 21일부터 8월 8일 사이 1주일 정도 실험실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조씨는 여기서 장려상을 받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