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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백골시신’ 범인은 한솥밥 ‘가출팸’ 선배들

입력 | 2019-08-23 03:00:00

경찰 진술에 앙심, 16세 살해… 20대 3명 범행 1년만에 체포




올 6월 경기 오산에서 발견된 백골 시신은 가출한 16세 청소년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들의 범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한 ‘가출팸’(가출 청소년 공동체)이 해당 청소년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살인과 사체 은닉 등의 혐의로 A 씨(22)와 동갑내기 2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 8일 B 군(당시 16세)을 오산의 한 공장 옆 공터로 불러내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와 B 군은 같은 가출팸으로 대포통장을 수집해 파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러 왔다. B 군은 지난해 6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출 청소년을 끌어들이는 일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B 군은 경찰에서 “A 씨 등이 시켰다. 주범이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A 씨 등은 “B 군이 없어지면 우리가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며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B 군의 시신은 올 6월 6일 오산시 내삼미동 야산에서 발견됐다. 부검 결과 키 164∼172cm에 충치가 심한 15∼17세 남성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경찰은 비슷한 연령대의 가출 청소년 등 3만8000여 명을 추렸다. 이후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B 군에게 주목했고 SNS 사진에서 보인 반지, 귀걸이 등이 시신 발견 현장에서 나온 액세서리와 같은 것을 발견한 후 지난달 23일 유전자 검사로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A 씨 등이 지난해 사용한 차량 트렁크에서 B 군의 혈흔이 나오고 범행 당일 서울에서 삽과 장갑 등을 구매한 사실까지 확인되자 19일 이들을 체포했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