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통계청이 내놓은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분기 기준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70만4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가계소득이 대체로 늘었지만 하위 20%인 1분위 월평균 가구소득은 1년 전과 같은 132만5500원이었다. 특히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월 43만87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3% 감소했다. 아동수당 및 실업급여 같은 사회 수혜금과 기초연금 등 공적 이전지출 덕에 1분위의 2분기 전체 소득(132만5000원)이 제자리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상위 20%인 5분위 가구는 근로소득이 4% 늘면서 전체 월평균 소득이 1년 전보다 3.2% 증가한 942만6000원에 이르렀다.
1분위 근로소득이 급감한 것은 2분기의 일자리 상황이 다소 개선됐지만 저소득층이 양질의 일자리에 많이 취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고용 시장에서의 양적 개선이 질적 개선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3, 4분위에 속해 있던 자영업자가 1, 2분위 등 상대적 저소득층으로 추락하는 현상이 이어졌다. 자영업자 수입을 뜻하는 사업소득은 2분기 기준 90만8500원으로 1년 전보다 1.8% 감소했다. 사업소득 감소세는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은 “중간소득층에 속했던 자영업자가 저소득층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5분위 가구의 월 처분가능소득을 1분위 가구의 월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소득격차는 2분기 기준 5.3배에 이르렀다. 이 같은 소득 격차는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2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것이다.
이날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는 ‘가계동향조사 결과 평가’ 자료를 내고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소득개선 정책과 재분배 정책에 힘입어 소득 양극화 현상이 뚜렷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전 통계청장)는 “저소득층 일자리가 늘었지만 근로소득이 줄어든 것은 ‘일자리 쪼개기’가 성행해 저임금 일자리가 많아진 데다 일자리 정책 설계가 잘못돼 중간소득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고 있다”고 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