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인턴십 관여 안했다지만… 담당교수 “조국 부인이 요청-동행” 고대 자소서 평가 사실 확인되자… 曺 “논문은 제출 안했다” 변명 사모펀드 투자종목 모른다더니… 펀드 정관에 ‘투자자에 보고 의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 후보자는 “저와 저희 가족들이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이 컸던 만큼 더 조심스럽게 처신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특히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자료를 국회에 제출한 14일 이후 해명 자료 20건 중 18건이 집중됐다. 사모펀드 투자와 동생 부부의 위장 이혼에 이어 딸의 대한병리학회 영어 논문 제1저자 등재에 대한 의혹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방 교수의 설명은 달랐다. 논문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대 A 교수는 “한영외고 동급생 학부모였던 조 후보자 부인이 아이 엄마를 통해 요청했다”며 “인턴십을 시작할 때 학생이 부모와 함께 왔다”고 밝혔다. 인턴십이 공식 프로그램이라는 해명도, 배우자가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는 말도 모두 거짓으로 판명 난 것이다.
이후 미국 유학생 출신인 조 씨의 한영외고 입학과 고려대 수시전형 입학 과정 전반으로 의구심이 번지자 조 후보자는 “악의적인 허위 사실 유포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발끈했다. 조 후보자 측은 “한영외고엔 해외 거주 사실만으로 정원 외 입학을 할 수 있는 입시전형은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조 씨가 입학한 2007학년도 한영외고 입시요강에는 ‘특례입학 대상자는 정원 외로 별도 선발한다’는 규정이 있었다. 입시요강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엉터리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고려대 입시전형에 대한 설명도 사실과 달랐다. 조 씨가 지원한 ‘세계선도인재전형’에 대해 “연구활동 내역, 자기소개서 등에 대해 종합평가하는 내용이 없다”며 논문이 입시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음을 암시했다. 고려대 입시요강은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와 수상 증빙 등을 종합 평가하는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이후 조 씨가 스스로 논문 저자 등재 사실을 적시한 자기소개서가 공개되자 “자기소개서엔 썼지만 논문 원문을 따로 내지는 않았다”며 궁색한 변명을 했다.
거짓 해명이 구설에 오르면서 당초 의혹 제기 3, 4시간 만에 신속하게 반박하던 대응 전략도 바뀌고 있다. 조 후보자는 22일 이례적으로 당초 출근길에 발표하던 입장문을 언론 노출 2시간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먼저 올렸다. 법무부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1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지지 세력과 직접 소통하는 우회 노선을 선택한 것이다. 준비단 역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하겠다”며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해명이 의혹을 더 키우는 것을 막고, 자칫 청문회를 하지 못하고 낙마하는 최악의 경우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