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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길 숲’ 만든 뒤 미세먼지 감축…스마트시티의 핵심은?

입력 | 2019-08-23 14:43:00

출처=pixabay


최초의 문명인 4대 문명이 시작된 이래 인류는 늘 도시를 건설하고 모여 살아왔다. 더 나은 생활환경을 위해 만들어진 도시는 점점 거대해지며 문명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공간에 대한 이해 없이 규모만 키운 도시는 상하수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해 위생 문제를 필두로 자원 고갈과 인프라, 에너지 부족 등 각종 문제를 야기했고 이는 유럽 인구의 절반을 앗아간 흑사병과 같은 재앙을 일으키기도 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음에도 여전히 도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기술발전이 가져온 또 다른 도시문제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발표된 맥킨지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5%가 도시에 살고 있고 2050년까지 68%가 살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좁은 지역에 많은 인구가 몰려 삶으로서 발생하는 도시의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제시되는 새로운 해법이 바로 스마트시티다.

스마트시티의 시작은 도시를 바르게 아는 것에 있다. 그 이유는 스마트시티가 다양한 유형의 전자 데이터 수집 센서를 활용해 도시의 자산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는 인구, 교통량, 공간 정보, 날씨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중에서도 생활환경 개선이라는 기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밑바탕이 되는 데이터가 바로 날씨와 공기 데이터다.

서울시는 3월 2500여 개 사물인터넷(IoT) 도시복합 센서를 설치해 공기 질, 기상, 소음, 빛 공해 등 10가지 도시 환경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 자외선, 폭염 등 도시의 국지적 생활환경정보와 예보를 제공하고, 최적 살수차 이동 경로 설정과 같은 행정 효율성 향상을 도모한다. 최근 산림청이 발표한 도시 바람길숲 사업 역시 날씨와 공기 데이터를 활용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쁜 지역에 도시 숲을 조성하고 이를 도시 외곽의 산림과 연결해 도시에 깨끗한 공기가 흐르는 바람 길을 만드는 이 사업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 뿐 아니라 도심 내부의 여름철 한낮 온도를 3~7도 낮춰 열섬 현상을 해소하는 효과 또한 기대된다. 해외에서는 독일의 슈투트가르트가 날씨와 공기 데이터를 활용해 도심에 ‘그린 유 포레스트라’라는 8㎞ 길이의 바람길 숲을 만든 뒤 2014년 고농도 미세먼지 일수를 3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인 바 있다.

날씨와 공기 데이터는 타 데이터와의 융합이 쉬워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는 장점도 있다. 예를 들어 날씨, 공기 데이터와 의료 데이터를 연계한 뒤 4차 산업혁명 기술인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통해 데이터의 가치를 높인다면 지역에 따른 특정 질병 유발율과 환자별 맞춤형 행동패턴을 제공할 수 있어 건강관리와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미래 스마트시티란 결국 수많은 데이터의 유기체와 같은 모습이 될 것이기에 날씨와 공기 데이터는 그 자체의 가치 뿐 아니라 타 데이터와의 융합성까지 지닌 스마트시티의 핵심 데이터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다. 따라서 도시 곳곳에 실시간 측정 센서를 설치해 날씨와 공기 데이터를 바르게 파악할 수 있다면 쾌적한 생활환경과 미래 스마트시티 산업 주도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