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페이스북과의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한 후 ‘이용 제한’ 기준을 명확히 하는 등 제도 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23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2심, 3심으로 갈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준비를 잘해야 된다”며 “이용 제한이라는 말의 모호함을 두고 판사들은 물리적 제한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법적 대응은 이용자를 보호하려면 어떤 점을 보강해야 하는지, 이용 제한이란 말이 모호하다면 어떤 점을 포함해야 하는지 법적으로 분명하게 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 행위는 전기통신서비스의 이용을 지연하거나 이용에 불편을 초래한 행위에 해당할 뿐 쟁점조항에서 정한 ‘이용의 제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날 고삼석 위원은 “이용자 보호와 관련해 제도개선 과제가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접속경로 변경에 대해 이용자 불편을 초래된 것은 인정했는데 이용 제한이냐를 따졌다. 기준 자체가 가변적이라고 한다. 위원회가 할 일이 명확해졌다. 항소는 항소대로 진행하고 개선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법원도 분명히 이용자 이익이 침해된 점이 존재한다고 인정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취소하라는 판결이 나왔지만 이용자가 불편했는데 책임지는 곳이 없다. 항소와 함께 글로벌 사업자의 폭주를 국내 법제로 보호할 수 있도록 방통위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성호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법원 판결을 겸허히 수용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항소할 계획이다”며 “판결이 제도적 미비점이 없는 지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전까진 기간통신사의 책임이 컸지만 글로벌 사업자의 책임이 커졌다. 이런 부분을 다룰 수 있는 점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