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결정 다음날인 23일 미국의 전례 없는 대한(對韓) 파상공세가 전해지자 정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전날 “미국은 우리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는 청와대 설명이 무색할 만큼 한미 외교 엇박자는 계속 이어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2일(현지 시간) 캐나다 외교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늘 아침 한국의 카운트파트(강경화 외교부 장관)와 통화했다”고 밝힌 게 대표적. 양국 외교장관 통화 사실을 동시에 공식 발표하는 관례를 깨고 먼저 공개한 것이다. 통화는 강 장관이 중국에서 귀국한 22일 밤늦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통화 사실을 공개한지 15시간여가 지난 23일 오후 6시 10분에서야 한미 외교장관 통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또 외교부는 “미국과 각급에서 긴밀히 소통·협의해왔다”며 “(협정 파기는) 한미 동맹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미 국무부는 한미 외교장관 통화 사실을 확인하며 “문재인 정부의 파기 결정이 한미 동맹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