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파기 파장] 본보 인터뷰서 “파기 결정 불행한 일… 70년 한미동맹 위험에 빠지게 해”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사진)은 22일(현지 시간) 한국 정부가 협정 파기를 발표하자 “그런 결정이 내려진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한 축이 무너지면 부분적인 정보만 공유될 뿐 종합적이고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2016년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으로서 협정 체결 과정을 지켜본 주한미군 최고위 인사다. 그는 “협정이 유지돼야 민감한 군사정보를 매우 빠르게 효율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며 속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이 최근 한국 영공을 침범했던 사건을 거론하며 “이런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게 된다”고 했다.
한국의 협정 파기 배경에 대해서는 “미국을 한일 분쟁에 더 적극적인 중재자로 끌어들이고, 일본을 향한 지렛대 효과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국의 협정 파기 결정으로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70년 넘게 구축돼온 동맹 구조가 위험에 처했다. 솔직히 실망스럽다”며 “단순히 협정 자체의 문제가 아니고 한일 간 관계를 계속 악화시켜도 괜찮다는 생각이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말했다. “이것은 중국과 러시아는 기쁘게 만들 것이고 일본과 미국은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협정이 최종 종료되지는 않은 시점인 만큼 지금이라도 다시 갱신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