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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조국 더 버티는건 임명권자에 대한 무례고 국민 모독이다

입력 | 2019-08-26 00:00:00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어제 자신의 딸 논문 부정 의혹 등에 대해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면서도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하여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조 후보자에게 제기되는 의혹은 사회적 통념과 규범, 법과 제도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 조 후보자와 가족들이 투자한 사모펀드는 사실상 가족 펀드라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이 사모펀드가 투자한 회사는 관급공사를 수주했다.

조 후보자 딸의 논문 문제는 특혜 차원을 넘어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가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유급을 당했는데도 장학금을 받자 학교 측이 지도교수에게 장학금 지급을 숙고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도교수가 6월 부산의료원장에 임명된 경위에 대한 조사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이 고교생 신분으로 의사들만 열람할 수 있는 정보에 접근한 것은 의료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 후보자의 사과 발언이 나오자 조 후보자가 9년 전 당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외교부 특채 논란에 대해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빌 때 이놈이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라”고 조롱한 과거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조국의 적은 조국이라는 ‘조적조’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그는 자신의 발언들과 배치되는 의혹들로 인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국민들은 이 정권이 간판처럼 내걸었던 공정과 정의의 가치가 뒤틀린 위선을 질타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안팎의 위기를 헤쳐가야 할 중차대한 상황이다. 국민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조 후보자 거취를 둘러싼 분열은 국가적 낭비다. 인사청문회만 적당히 때우면 국민적 분노가 수그러들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국민을 무시하는 오판이다. 조 후보자가 버티면 버틸수록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둔 검찰개혁에 부담이 되고,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도 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