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어제 자신의 딸 논문 부정 의혹 등에 대해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면서도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하여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조 후보자에게 제기되는 의혹은 사회적 통념과 규범, 법과 제도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 조 후보자와 가족들이 투자한 사모펀드는 사실상 가족 펀드라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이 사모펀드가 투자한 회사는 관급공사를 수주했다.
조 후보자 딸의 논문 문제는 특혜 차원을 넘어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가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유급을 당했는데도 장학금을 받자 학교 측이 지도교수에게 장학금 지급을 숙고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도교수가 6월 부산의료원장에 임명된 경위에 대한 조사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이 고교생 신분으로 의사들만 열람할 수 있는 정보에 접근한 것은 의료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금 대한민국은 안팎의 위기를 헤쳐가야 할 중차대한 상황이다. 국민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조 후보자 거취를 둘러싼 분열은 국가적 낭비다. 인사청문회만 적당히 때우면 국민적 분노가 수그러들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국민을 무시하는 오판이다. 조 후보자가 버티면 버틸수록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둔 검찰개혁에 부담이 되고,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도 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