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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조국 부친 “웅동학원 재산 팔아 빚 갚아야” 차남에 채무변제 시도

입력 | 2019-08-26 03:00:00

2010년 4월 웅동학원 이사회 회의록… 조국 부친 “캠코-코바씨앤디 부채
해결이 제 인생의 마지막 소원… 코바씨앤디 최소 25억 받아야” 주장
두달뒤 교육청에 제출한 공문엔… “캠코 부채와 함께 정리해야” 적시
학교재산 134억원에 부채 142억원… 7억8000만원 빚 ‘마이너스’ 확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가 운영해 온 사학법인 웅동학원이 이사회 등에서 채권자 중 하나인 ㈜코바씨앤디 외 1명을 옹호하며 학교 재산 매각을 통한 채무변제를 시도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코바씨앤디 외 1명’은 조 후보자의 남동생과 전 부인 조모 씨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소송사기를 통한 웅동학원 재산 몰아주기’ 의혹의 수혜자로 이들을 지목해 왔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25일 경남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2010년 4월 10일 웅동학원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모친 박정숙 이사장은 “학원의 수익형 기본재산 매도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코바씨앤디 외 1명에 대한 부채 상환 건을 상정·의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조 후보자의 부친 조변현 이사는 캠코에 대한 58억 원 부채 소송을 간단히 설명한 뒤 “(51억 원 상당) 코바씨앤디 외 1명의 부채도 같이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조 이사는 “캠코와 코바씨앤디의 부채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하는 것이 제 인생의 마지막 소원이며 의무”라고도 했다. 당시 조 이사는 이사회에서 서류로 세 가지 매각 방안을 제시했는데 이 자료엔 “코바씨앤디는 최소 25억 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캠코와 달리) 코바씨앤디는 지금껏 한 푼도 못 받아 갔기에 원금만 갚는 것에 합의가 어렵고 요구(이자 포함 상환)의 수용이 불가피하다”고 적혀 있다.

조 이사의 설명이 끝난 뒤 다른 이사 3명은 “조 이사님께 일임한다”는 찬성 발언을 했고 박 이사장은 “안건 통과를 선언한다”며 이사회를 마쳤다. 당시 웅동학원 이사였던 조 후보자는 회의록상으로는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사회가 열린 지 두 달 뒤 6월 3일 웅동학원은 당시 진해교육청에 관련 공문을 제출했다. 웅동학원 이사장 명의로 작성된 A4 용지 두 장의 ‘처분 사유서’ 중 캠코 관련 내용은 첫 장의 절반 정도였고 코바씨앤디 관련 내용은 뒷장 전체를 차지했다. 웅동학원은 “코바씨앤디 외 1명은 (가압류를 진행한) 캠코와는 달리 독촉만 한 상태로 법적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며 “본 법인(웅동학원)은 (코바씨앤디에) ‘수익용 기본재산이 팔리면 캠코의 부채와 함께 갚겠다’고 군색한 답변만 해왔다. 캠코의 부채를 해결할 땐 필히 코바씨앤디 외 1명의 부채도 같이 정리해야 한다”며 교육청을 설득했다.

한편 조 후보자와 박 이사장은 논란에 휩싸인 웅동학원의 사회 환원 계획을 지난주 발표했다. 하지만 웅동학원은 보유 재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마이너스 재산’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이날 경남도교육청에서 입수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웅동학원은 교육용 기본재산인 토지 및 건물(61억 원)과 수익용 기본재산(73억 원)을 포함해 보유 재산은 총 134억 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캠코에 대한 채무 74억 원, 코바씨앤디 외 1명에 대한 채무는 68억 원으로 불어나 있었다. 게다가 2017년 조 후보자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일 때 웅동학원 재산세 미납 논란이 불거진 뒤 세금을 대신 납부한 조 후보자 부인 정모 이사에 대한 채무 1041만 원까지 합치면 부채가 142억 원이 넘는다. 이 자료에 따르면 현재 웅동학원은 7억8000만 원의 빚만 남아 있는 셈이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최우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