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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아라가야 핵심 추정지 ‘함안 가야리 유적’ 사적 지정된다

입력 | 2019-08-26 09:34:00

북쪽에서 바라본 ‘함안 가야리 유적’ 전경.(문화재청 제공)© 뉴스1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경남 함안군 가야읍에 있는 ‘함안 가야리 유적’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26일 밝혔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해발 45~54m의 구릉부에 사면을 활용해 토성을 축조하고 내부에는 고상건물(땅 위에 기둥 세우고 그 위에 바닥 만든 건물)과 망루(望樓) 등을 축조한 유적이다.

이곳은 조선 시대 사찬읍지(私撰邑誌)인 ‘함주지(咸州誌)’와 17세기의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등 고문헌과 일제강점기의 고적조사보고에서 아라가야 중심지로 추정돼왔다.

이곳은 2013년 5차례의 지표조사를 통해 대략적인 유적 범위가 확인됐고 2018년 4월 토성벽 일부도 확인됐다. 이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본격적인 시굴과 발굴조사를 진행해왔다.

조사 결과 이곳에서는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木柵, 울타리) 시설, 대규모의 고상건물지 등 14동의 건물지 등이 확인됐다. 건물지 내에서는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갑옷(찰갑, 札甲) 등이 나와 이곳이 군사적 성격을 가진 대규모 토성임을 알 수 있었다. 출토유물을 보면 유적의 시기는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부터 6세기로 추정된다.

또한 지난 3월부터 진행된 성벽부 정밀조사 결과 가야문화권 첫 판축토성(흙을 떡시루처럼 얇은 판 모양으로 켜켜이 다져 쌓는 방법으로 쌓은 성)을 축조하는데 사용된 구조물들이 양호한 상태로 확인됐다.

아라가야의 우수한 축성기술을 보여주는 이런 구조들은 이전에 확인된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아라가야는 물론 우리나라 고대토성의 축조수법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판단된다.

문화재청은 함안 가야리 유적이 유사한 성격의 김해 봉황동 유적(사적 제2호), 합천 성산토성(경상남도 기념물 제293호) 등과 비교할 때 상태가 매우 온전하고 주변 유적과 연계된 경관이 잘 보존돼 있어 고대 가야 중심지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유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사적 지정 여부는 3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의견 수렴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