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8.25/뉴스1 © News1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5일 딸 조모씨(28)의 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특혜입학 논란을 비롯한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상 처음으로 공식 사과하는 자리에서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강조, 여론의 귀추가 주목된다. 자신이 개혁의 적임자임을 앞세워 모든 논란과 의혹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과연 확산일로를 걷고 있는 비판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조 후보자는 딸의 의혹과 관련한 사과에 이어 26일 오전 검찰개혁을 포함한 두번째 정책 구상을 직접 발표할 계획이다. 조 후보자 측은 이날 오후 3시 정의당 사무실을 직접 찾아 웅동학원 소송과 부친 재산 처분 등에 대한 의혹을 소명하고,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같은 행보는 딸을 둘러싼 의혹에도 물러서지 않고, 검찰개혁 카드로 국민의 판단을 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어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줬다. 국민께 참으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간 주말에는 자택에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던 조 후보자가 일요일에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후보자가 딸 문제와 관련해 ‘송구스럽다’며 명시적으로 사과를 한 것 역시 처음이다.
23일 배우자와 자녀들의 사모펀드 투자액과 조 후보자 일가가 이끌어 오던 웅동학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지며 비판 여론에 대한 정면돌파를 시도했지만, 정작 비난 여론의 핵심인 딸 문제와 관련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이틀 만에 서둘러 재차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는 그러나 야당 등의 자진사퇴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이 부정적인 영향을 얼마나 희석시킬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조 후보자가 지난 9일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임명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검찰개혁의 적임자가 과연 조국 후보자뿐이냐는 비판적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KBS ‘일요진단 라이브’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15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 2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조 후보자가 법무부장관 수행에 적합한 인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48%가 부적합하다고 응답했다. 적합하다는 응답 비율인 18%에 불과했고, 적합·부적합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판단유보’ 답변은 34%에 달했다.
이는 지난주 조사 당시 ‘적절하다’가 42%, ‘부적절하다’가 36%였던 결과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추이다. 지난 일주일간 집중 제기됐던 조 후보자 딸의 논문 및 입시특혜 의혹의 여파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23일엔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대학생 1000여명이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과의 대상으로 ‘국민’과 ‘청년’을 특정한 점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딸 관련 각종 의혹이 지속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여론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후보자는 자녀의 교육 문제를 포함한 각종 의혹에 관한 상세한 입장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밝히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거부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잡지 못하자 언론에서 주관하는 ‘국민청문회’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