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6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현대적선빌딩 로비에서 입장 발표를 마치고 승강기를 타고 있다. 2019.8.26/뉴스1 © News1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 조모씨를 둘러싼 입시·장학금 특혜 의혹 등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지만 교육당국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 등은 ‘조사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인사청문회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현재 조 후보자의 딸과 관련된 고입·대입·대학원 입시, 연구윤리 위반 의혹을 비롯해 장학금 특혜 등이 전방위적으로 제기된 상태다.
대표적인 게 연구윤리 위반과 이와 관련된 입시 특혜 의혹이다. 조씨는 2007~2009년 한영외고 재학 시절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을 하며 의학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리고, 공주대에서 인턴을 하면서도 활동을 시작하기 전 제작된 국제학회 발표 초록(抄錄)에 3발표자로 등재됐다.
대학원 재학 중 장학금 특혜 의혹도 나온다. 조씨는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시절 장학금 부정 수급 논란, 2016~2018년 부산대 의전원 재학 중 불공정 장학금 의혹에도 휩싸여 있다.
조 후보자 측은 조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위법·불법은 없었다”며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조 후보자 측의 설명과 해명에도 조씨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은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교육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소극적인 입장만 견지하고 있는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조사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면 (교육부가) 조사에 나설 수 있다. 지금은 대학 조사를 지켜보고 신뢰해야 하며 또 청문회를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영외고 특례입학 의혹과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 계획이 없으며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고교 입학 자료 보존 기한은 5년인데 그 시기가 지나 폐기된 상태”라며 “조사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자료 부존재로 사실상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야당 등 일각에서는 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만큼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례도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1998년 인하대 편입학 당시 부정 편입 논란이 일자 이를 조사해 사실을 확인한 뒤 학교법인에 학사학위 취소를 요구한 바 있다.
또 교육부는 ‘미성년자 공저자 논문 끼워넣기 실태조사’에서 전북대가 0건으로 보고한 사실을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한 뒤 특별감사를 진행했다. 감사를 통해 총 16건을 적발하기도 했다. 특히 적발 사안 중 A교수의 자녀들이 자신의 논문 5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고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입학한 사실도 확인해 고발·수사의뢰·입학취소 통보 등의 조처도 내렸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교육부는 지난해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 논란에서 파생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한진그룹 회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학 관련 조사는 일사천리로 진행했다”며 “그런데도 조 후보자는 사학 비리, 논문 의혹, 입시 부정 등 전부 문제가 됐는데도 (교육부는) ‘의혹이다’ ‘청문회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