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A.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 서보면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힘차게 흐르는데요. 돈의 흐름도 비슷한 원리를 갖고 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돈은 수익을 찾아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쪽으로 흐른다는 것이죠.
사람들은 여유자금이 생기면 조금이라도 금리를 높게 적용해주는 곳에 저축하려 합니다. 이러한 이치는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똑같습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가급적 금리를 더 주는 나라에 자금을 맡기려 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예상대로 자금 흐름이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17년과 2018년에는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낮았지만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요?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리에서는 손해를 보는데도 어디에선가 이익을 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내 채권에 투자했다는 뜻입니다.
먼저 환율 요인이 있습니다. 국가 간 자금 이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환율을 고려해야 합니다. 외국인들은 미국 달러화를 들여와 한국 원화로 바꿔 국내 채권에 투자합니다. 채권이 만기가 되거나 중도에 매각하게 되면 다시 달러화로 환전해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다시 말해 외국인은 한국 채권에 투자하면서 금리 차이에서 손해를 볼지 몰라도 ‘달러화→원화→달러화’ 환전과정에서 원화가 강세 흐름을 보여 환차익을 낼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최근 몇 년간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는 변동폭이 매우 컸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6% 원화 가치가 절하되거나 13%까지 절상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1%포인트 내외에 머무르고 있는 한미 금리 차이보다는 환율 변동폭이 실제 투자수익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즉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내외금리 차이뿐만 아니라 환율로부터의 기대수익도 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17년에는 원화가치가 약 13% 상승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원화가치 상승) 국내 채권 투자를 크게 늘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원화가치 상승을 가속화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명종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