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이어 SK도 공채 폐지 “급변하는 경영 환경 대비하려면 필요할 때마다 뽑는 게 효율적” “공채 준비 기간 단축할 수 있다” 20대 구직자 40% 수시채용 반겨 27%는 “모집시기 알수 없어 불안”
채용시장이 공채에서 수시채용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원하는 인재를 더욱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구직자 역시 더욱 자세한 기업 정보를 알기 위해 다양한 취업정보 사이트를 찾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취업정보 카페인 ‘캐치카페’ 서울 신촌점에서 NHN이 주최한 잡콘서트 현장. 취업정보사이트 진학사 캐치 제공
수도권의 한 사립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조수인 씨(23·여)는 9월 2학기에 복학한다. 취업 준비를 위해 1년간 휴학하면서 어학성적을 올리고 3개월간 마케팅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비록 인턴이지만 첫 사회생활이라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채용시장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실감하고 있다. 조 씨는 “대기업들이 갈수록 수시채용을 늘리고 있어 인턴 경험이 더 중요해진 것 같다”며 “일일이 채용정보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관심 있는 기업과 직종에 더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채용시장의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7월 SK그룹은 대졸 신입사원 정기 공개채용(공채)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도 2월 공채 폐지를 발표했다. 공채 문화가 수시채용으로 바뀌면서 기업과 취업준비생 모두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청년 구직자도 수시채용 확대에 “긍정”
물론 익숙한 공채를 선호하고 수시채용을 부정적으로 보는 청년들도 있다. 특히 수시채용으로 바뀌는 시기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불편함을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구직자들은 ‘원하는 기업의 채용 공고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42.3%)는 데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어떤 스펙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21.8%), ‘구체적인 미래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19.8%)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기업의 채용 공고를 찾아다니며 정보를 확인할 수밖에 없는 현재 취업시장의 실태가 반영된 것이다.
공채를 선호한다는 김수민 씨(23·여)는 “수시채용은 모집 시기 등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이 불편하다”며 “많은 공고를 찾고 있지만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 직무인지, 회사의 복지나 급여는 어느 정도인지 자세히 확인이 어려워 취업정보 사이트에 올라온 현직자 리뷰를 많이 참고한다”고 말했다.
○ 꼼꼼한 ‘맞춤형’ 정보가 중요
진학사 캐치 김준석 본부장은 “수시채용 확대는 원하는 인재를 원하는 시기에 선발하고 싶은 기업과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는 취업준비생 모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준비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기업 문화와 직무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