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는 조나라 명장이었다. 조괄은 부친의 명성을 사모했는지 어려서부터 병서를 열심히 읽었다. 하루는 부친과 병법에 대해 토론했는데, 조사도 아들의 의견에 반박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평판까지 있으니 조나라 효성왕은 즉시 염파를 해임하고 조괄을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그러자 조괄의 모친이 ‘조괄을 장수로 임명하면 안 된다’는 상소를 올렸다. 결정적인 이유는 조사가 생전에 “내 아들은 전쟁을 너무 쉽게 말한다. 그 애를 장수로 삼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것이었다.
조괄은 무모하게 공세로 나갔다가 조나라군을 전멸시키고 자신은 전사했다. 이 패배로 조나라 수도 한단이 포위돼 멸망 직전까지 갔지만, 초나라와 위나라의 원군이 오는 바람에 간신히 멸망을 면했다. 그러나 조나라는 재기 불능의 타격을 입었고, 멸망의 시간을 늦추는 것에 불과했다. ‘나는 정의, 상대는 악’이라고 단정하는 사람. 한두 가지 정책으로 당장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대개 세상을 쉽게 보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조나라에는 이런 문제점을 알고 자신의 자식임에도 장수로 임명해선 안 된다고 상소하는 양심적인 부모라도 있었다. 우리 사회는 자식에 눈멀고 프레임에 눈멀고 내 편에 눈먼 사람들만 넘쳐나니 큰일이다.
임용한 역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