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혐오 표현 진단과 대안 마련 토론회' 지역·여성·성소수자 등 혐오 표현 경험 많아 청소년들, SNS 등에서 혐오 경험…학교서도 문제 인식 느끼지만 소극 대응…"자율 규제"
사회에서 혐오 표현을 경험한 이들이 60~70%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상당수 성인과 청소년들은 비교적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7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열린 ‘혐오 표현 진단과 대안 마련 토론회’를 열고 혐오 표현 경험 관련 성인과 청소년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권위가 올해 3월20~22일 모바일로 진행한 혐오 표현 경험과 인식조사(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성인 1200명 가운데 64.2%는 혐오 표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5월9~14일 진행된 청소년 인식조사에서 참가한 500명 가운데 68.3%가 혐오 표현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청소년들은 여성과 성소수자 대상 혐오 표현을 많이 접했다고 했다.
특히 청소년 89.2%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커뮤니티, 유튜브, 게임 등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에서 혐오 표현을 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절반 이상은 학교에서, 친구로부터 혐오 표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학교 선생님이 혐오 표현을 썼다고 언급한 학생 비율도 17.1%에 이르렀다.
조사에 응한 성인과 학생들은 혐오 표현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성인은 70~80%가 무시하거나 피하고, 청소년의 경우에도 70.5%가 무시한다는 등 혐오 표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혐오 표현에 대해 주로 소극적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는 것은 등 피해에도 불구하고 자정적 차원에서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혐오 표현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는 성인은 9.3%, 청소년은 23.9%로 집계됐다. 사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 과반수는 표현의 내용에 동의하거나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청소년의 경우에는 동조 형태로 혐오 표현을 쓴다는 응답, 재미나 농담으로 사용했다는 응답 비율도 각각 절반을 넘어섰다.
인권위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제시하면서 “혐오 표현 문제를 공론화하고 사회의 핵심 영역에서 대응 필요성을 공식 선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율규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혐오의 등장 배경과 개념을 정의하고, 그 구조 분석과 대응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또 언론과 교육 현장에서 혐오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들이 다뤄진다는 지적과 함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