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치료비 걱정 덜어준 보험, 양육시설 아동 든든한 건강 지킴이”

입력 | 2019-08-28 03:00:00

[함께 하는 NGO & NPO]
생명보험사회공헌위-기아대책 공동… 실손보험 가입비 지원 운동 큰 호응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이 지난해부터 아동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 지역아동센터 소속 아동들에게 실손보험 가입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사진은 한 영아원에서 사회복지사가 아동들을 돌보는 모습이다. 기아대책 제공

#1. 박지호 군(16)은 조부모와 함께 살다 경제 형편이 어려워져 지난해 그룹홈(공동생활 가정)에 입소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구토를 계속해 응급실로 옮겨졌다. 혈액검사 결과 급성췌장염 진단이 떨어졌다. 입원 후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와 비싼 약물 치료 등을 받고 12일 뒤 무사히 퇴원했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병원비는 큰 부담이 되기 일쑤다. 하지만 박 군은 실손보험에 가입한 덕에 비용 부담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입원 일당 등도 지원받았다. 박 군은 “건강을 되찾은 덕분에 이제는 음식을 마음껏 먹고 축구 야구 등 체육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2. 전남 나주시에 위치한 이화영아원은 5세 이하 아동 50명이 생활하는 곳이다. 이들은 자녀 양육이 어려운 부모가 일시적으로 위탁을 요청하거나 친권자가 양육을 포기한 아이들이다. 사회복지사 이은지 씨는 “이곳에 들어온 아이들 대부분은 건강에 문제가 있다”며 “출산 전 검사를 한 번도 받지 못한 아이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이곳에 입소해 있던 한 아동은 24주 만에 출생해 당시 몸무게가 1kg에 불과했다. 2개월간 인큐베이터에 있으면서 2.4kg이 된 뒤 영아원에 입소했지만 폐렴에 걸려 다시 2주간 병원생활을 해야만 했다. 이 씨는 “상태가 좋지 않아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했고, 간병인이 계속 지켜봐야만 했다”며 “다행히 실손보험에 가입해 병원비와 간병인 고용비를 충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공동위원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 회장·이경룡 서강대 명예교수)와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회장 유원식)은 지난해부터 아동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 지역아동센터 소속 아동들에게 실손보험 가입비를 지원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는 이 사업을 통해 전국 436개 시설에서 9663명의 청소년과 아동들이 실손보험에 가입했다. 전국 아동양육시설 및 그룹홈 4곳 가운데 1곳 정도가 혜택을 받은 셈이다. 실제로 질병이나 상해를 입은 청소년과 아동들에게 지난해 총 578건, 2억500만 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두 기관은 올해 실손보험료 지원 대상자를 최대 1만 명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룹홈이나 영아원과 같은 아동양육시설은 일반적으로 자금이 빠듯해 소속 청소년과 아동들의 보험료를 지원하기가 어렵다. 그 결과 아이들이 다치거나 아플 경우 시설운영비에서 병원비를 충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비용 부담에 간병인을 고용하기가 쉽지 않아 시설 선생님이 돌아가며 환아를 돌보고 있다. 다른 아이들 보호에도 그만큼 어려움이 따르고, 두 기관의 실손보험 지원이 큰 힘이 된다는 뜻이다.

두 기관은 올해 지원대상 보험상품을 치아 및 골절보험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아동들은 치아 및 골절보험이나 실손보험 중에서 골라서 가입할 수 있다. 지원대상은 지역아동센터나 공동생활가정, 아동양육시설에 소속해 있으면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만 18세 이하인 청소년과 아동이다. 지원금은 1인당 10만 원까지다.

신용길 공동위원장은 “어려운 때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게 생명보험의 역할인 만큼 소외계층에 대한 실손보험 지원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원식 회장도 “나눔은 절망 속의 한 생명을 희망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며 “나눔을 통해 힘들고 아픈 아이들을 도우며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