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중고교생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초중고교생 6만 명이 학교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의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참여한 초중고교생(372만 명)의 1.6%에 해당하는데, 지난해보다 1만 명이나 늘어났다. ‘학교폭력 가해를 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2만2000명(0.6%)으로 지난해(0.3%)의 2배였다. 학교폭력 피해·가해 응답 비율이 동시에 증가한 것은 2012년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한 이후 처음이다.
학교폭력이 3년 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그 증가 폭이 커지는 것은 위험한 신호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으로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추정만 반복할 뿐 정확한 원인 파악에는 손을 놓고 있다. 갈수록 학교폭력 피해 유형이 다양하고 교묘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언어폭력이 35.6%로 가장 빈번했고 이어 집단따돌림(23.2%), 온라인에서 따돌리거나 허위사실로 공격하는 사이버 괴롭힘(8.9%) 등 순이었다. 과거 학교폭력이 물리적 폭력에 국한됐던 것과 달리 집단따돌림이나 사이버 괴롭힘 등 정서적 폭력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특히 집단따돌림 비율은 지난해에 비해 6%포인트 급증했는데 언어폭력과 사이버 괴롭힘이 동반돼 그 피해자들은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고통을 겪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학교 밖까지, 방과 후까지 집요하고 은밀하게 학교폭력이 일어난다는 데 예전과 다른 심각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