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는 막강한 자본 및 정보력으로 부실한 기업의 지분이나 핵심 자산을 사들여 기업 가치를 높인 뒤 되판다. 해당 기업은 건전한 기업으로 회생해서 좋고, 투자자들은 고수익을 올려 좋은 경우가 많다. 반면 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의 지분을 일부 확보해 경영권을 흔드는 악명 높은 사모펀드 행태도 있다. 공모펀드는 투자절차가 까다롭고 투명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대상에 제약이 많다. 사모펀드는 돈이 되는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신속 과감하게 투자한다. ‘자본 시장의 꽃’이면서 ‘포식자’라는 두 얼굴을 가졌다.
▷지난해 말 순자산 기준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331조 원으로 공모펀드 214조 원을 넘어설 만큼 급성장했다. 증권투자회사법상 50인 미만이 가입해 운영되는 사모펀드는 유명 펀드매니저를 찾아 돈을 맡기거나 알음알음 소개받아 가입한다. 고위 공직자나 연예인, 재벌가 자제 등이 자산을 묻어두는 경우도 있다. 펀드 투자의 본래 취지와는 다른 용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조 후보자는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채 모집)에 가입했다고 하지만 업계에서는 ‘블라인드 투자’라도 ‘쿠킹(cooking)’이라고 부르는 수익을 낼 만한 투자 계획을 마련한 뒤 투자자를 모집한다고 한다. 조 후보자가 2017년 5월 민정수석이 된 뒤 가입한 사모펀드 코링크PE는 주로 관급공사나 국가지원 산업에 투자해 매출을 2배 가까이 늘렸다고 한다. 펀드 운용자의 실력이 출중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요소가 위력을 발휘한 것인지 검찰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구자룡 논설위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