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해외취업전략 설명회를 찾은 구직자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송혜미 정책사회부 기자
일본 무역회사 입사를 희망하는 25세 여성은 행사장에 와서야 일본 관련 내용이 없다는 걸 알았다. 해외취업전략 설명회라고 하니 당연히 일본도 포함된 줄 알고 찾았다가 헛걸음을 한 것이다. 이 여성은 “한국에서는 취업이 어려울 것 같아서 일본으로 눈을 돌렸는데 하필 제가 취준생일 때 이런 일이 터져서…”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본인이 원하는 일본 취업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지만 자리를 뜨지 않고 행사장을 둘러보며 정부의 해외 취업 지원 사업과 연수 사업 설명을 들었다.
설명회에서 만난 일본 기업 취준생들은 다음 달 열릴 예정이던 고용노동부의 ‘글로벌 일자리 대전’에도 참석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글로벌 일자리 대전은 원래 일본 기업이 참여 기업의 75%가량을 차지하는 해외취업박람회이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정부가 이를 취소했다. 대신 정부는 미국과 유럽, 아세안 기업으로 참가국을 더 넓힌 해외취업박람회를 11월 열기로 했다.
일본 TV아사히 취재진도 행사장을 찾아 “한국 청년들이 피해를 보는 게 아니냐”며 구직자들에게 반응을 물었다. 청년들은 통역으로 전달되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못한 채 난감한 표정만 짓는 경우가 많았다. 인터뷰에 응한 한 청년은 “시국이 시국인지라 취업 행사에서 일본이 제외되는 게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그래도 다들 취업이 어려운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취준생 입장에서 일본 취업 정보가 제한되는 상황이 반갑지 않았지만, 우리 정부에 부담이 될까 말을 아끼는 모양새였다. 인터뷰를 마친 이 청년은 설명회에서 나눠준 책자를 안고 다른 부스를 둘러봤다.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있을까, 행사장을 꼼꼼히 둘러보는 그의 눈빛이 절박해 보였다.
송혜미 정책사회부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