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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개통 ‘울산 트램’ 이번엔 순항할까

입력 | 2019-08-29 03:00:00

울산시, 4개 노선 건설계획 발표… 총연장 48km로 도심 동서축 통과
재정여건 감안 2024년 착공 계획
택시노조 반대로 찬반논란 일어




울산지역 택시회사 연대 노조 김인규 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들이 2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가 추진하는 ‘트램(노면전차)’ 건설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시가 2027년부터 신교통수단인 트램(Tram·노면전차)을 도입하려 하자 울산택시노조가 반대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최근 1조3316억 원을 들여 4개 노선에 총연장 48.25km의 트램을 건설하는 울산 도시철도망 중장기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노선1은 동해남부선 태화강역에서 신복로터리까지 11.63km 구간이다. 이 노선은 상업, 주거, 교육, 체육시설 등이 밀집해 있고 도심을 통과하는 동서축이다. 신복로터리∼고속철도(KTX)울산역∼경남 양산 북정을 잇는 ‘울산∼양산 광역철도(41.2km)’와 연결할 예정이다. 노선2는 동해남부선 송정역에서 야음사거리까지 13.69km다. 울산공항, 시립미술관, 문화예술회관 등 북구, 중구, 남구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남북축이다.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2.55km를 활용해 건설비를 줄이고 노선1과 연계 운행할 수 있다. 노선3은 효문행정복지센터에서 대왕암공원까지 16.99km다. 동구 내부 중심지와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를 경유하고 도심 남북축(노선2)과 연결된다. 노선4는 신복로터리에서 복산성당 앞 교차로까지 5.94km다. 태화강국가정원과 중구 옛 도심을 통과해 노선1과 노선2를 연결하는 순환노선이다. 중구 옛 도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경제성과 운영 효과성, 교통수단 연계성, 재정 여건 등을 감안해 노선1, 2를 1단계로 2024년 착공해 2027년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노선3, 4는 2단계로 건설한다. 1단계 사업비는 6999억 원이다. 시는 주민공청회, 시의회 의견 청취 등을 거쳐 올해 말까지 국토교통부에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울산지역 택시회사 연대 노조(위원장 김인규)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노선 4개 가운데 노선1만 비용편익분석(B/C)이 1 이상으로 나왔을 뿐 3개 노선은 모두 적자가 예상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울과 인접한 용인경전철의 경우 하루 이용객을 16만 명으로 예상하고 2014년 개통했지만 현재 실제 이용객은 3만 명에 불과해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며 “울산의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트램을 건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트램 건설비로 버스와 택시를 환승할 경우 할인해주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가 트램 건설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2년 개통 예정으로 2005년부터 총 4500억 원을 들여 효문역∼태화강역∼현대백화점∼공업탑로터리∼울산대∼범서읍 굴화리 구간 15.6km를 건설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울산은 광역시 가운데 교통 혼잡도가 가장 낮고 우회도로가 추진되고 있어 섣불리 신교통수단을 도입하면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며 반대해 보류됐다. 2011년 4월에는 울산∼경남 양산시를 연결하는 경전철 사업과 연계해 트램 사업을 재추진했지만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B/C가 1 이하로 나와 2012년 3월 백지화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1단계로 추진하는 노선1과 노선2를 합하면 B/C가 1 이상으로 나와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수용용량이 높은 트램을 도입하면 만성적인 체증구간이 없어지고 시민 편익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