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산수 한 병이 만들어지기까지 제 역할을 하는 것은 백두산의 풍부한 수량과 기온, 지질 등 천혜의 자연이다. 20억 t의 백두산 천지 물은 고여 있지 않고 땅속으로 천천히 스며들면서 지층을 따라 퍼진다. 천지에서 아래로 스며든 물이 흐르고 흘러 백산수의 수원지가 있는 해발 670m 내두천에서 자연적으로 솟아오르는데 이 거리가 42km에 달한다. 천지물이 백두산 속살을 수십 km 지나야 비로소 백산수가 되는 것이다.
백두산에 내린 비와 눈이 수백만 년 동안 형성된 화산암반층을 따라 장시간 통과하면서 우리 몸에 유익한 각종 미네랄 성분을 머금게 된다. 또한 화산암반층이라는 거대한 천연 필터가 각종 불순물을 깨끗하게 거른다.
공주대 환경교육과 신호상 교수는 “백산수의 특징 중 하나는 사시사철 변하지 않는 수질”이라고 말한다. 백산수를 최근 1년간 연구 관찰한 결과 연중 미네랄 수치가 기온에 관계없이 일정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백산수는 마그네슘, 칼슘, 칼륨 등 미네랄 함량과 비율이 사계절 차이가 없고, 수원지 원수와 생산된 백산수의 미네랄 차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프로 뽑아 올리는 많은 생수가 수맥이 섞일 가능성이 있어 미네랄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운 것과는 구별된다.
전문가들은 미네랄 함량이 높은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각의 미네랄 비율이 이상적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산수는 국내서 판매되는 생수 중 마그네슘-칼슘 농도비(Mg/Ca)와 실리카 함량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생수는 마그네슘과 칼슘의 함량이 비슷할수록 건강수로 분류된다. 칼슘 대비 마그네슘 비율이 1에 가까운 물이 좋은 물이라는 뜻이다. 백산수는 0.9 이상의 비율을 보이면서 일반 생수와 큰 차이를 보였다.
농심은 2015년 백산수 신공장 준공 당시 백두산의 물을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 세계적인 설비를 갖췄다. 백산수의 품질이 유지되는 것도 이 같은 첨단 인프라 덕분이다. 농심은 수원지에서 공장을 잇는 3.2km의 송수관 내부를 수시로 청소해 깨끗한 백산수를 만들고 있다. 스테인리스스틸 중 물과 반응하지 않는 소재를 채택해 배관의 산화로 인한 오염을 예방하고, 배관 내부는 유리 표면처럼 매끄럽게 만들어 이물이 묻지 않도록 했다. 또 수세미 역할을 하는 스펀지 소재의 대형 공 두 개가 송수관을 지나면서 청소하는 방법으로 관 내부 청결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과정 역시 최고의 설비를 자랑한다. 백산수 페트 용기 제작은 캐나다의 허스키사가 맡고 있다. 허스키사는 생수용기 분야에서 전 세계 점유율이 70%인 글로벌 업체로 현재 백산수의 생수병과 뚜껑의 형태를 성형하는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생수의 핵심으로 꼽히는 충전과 포장 설비는 독일 크로네스사가 맡았다. 에비앙, 피지워터 등의 생산설비를 맡았던 크로네스사는 글로벌 식음료 생산설비업체 1위로 꼽힌다. 농심 측은 “물을 생수병에 담는 순간부터 라벨지 포장, 이송, 적재까지 모두 최첨단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