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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카지노 자료에 양현석-승리 도박 증거 담겨

입력 | 2019-08-29 03:00:00

15차례 출입-30억 판돈 등 기록… 승리, 28일 경찰 조사서 혐의 인정
양현석 29일 소환… ‘성접대’도 조사




상습도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28일 경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이날 12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 승리는 해외에서 벌인 상습도박 혐의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 57분경 서울 중랑구에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출석한 승리는 ‘불법도박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성실히 조사받겠다.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한 뒤 수사대 건물로 들어갔다.

승리는 미국 원정 도박 혐의는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미국 네바다주 카지노협회의 자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올해 4월 승리와 양현석 전 YG 총괄 프로듀서(50)의 미국 원정 도박 의혹이 담긴 첩보를 입수해 수사해 왔는데, 이 첩보에 네바다주 카지노협회가 제공한 자료가 포함돼 있었다.

자료에는 승리와 양 전 프로듀서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M호텔 카지노를 드나들며 벌인 도박 횟수와 도박에 쓴 돈의 액수가 상세히 정리돼 있다고 한다. 승리는 카지노 VIP룸을 드나들며 4차례에 걸쳐 20억 원가량을, 양 전 프로듀서는 11차례에 걸쳐 10억 원가량을 도박에 쓴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승리가 미국 현지에서 달러화를 빌려 도박 자금으로 쓰고 이를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일명 ‘환치기’를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환치기를 했다면 외국환거래법 위반이다. 경찰이 도박자금의 출처를 추궁하자 승리는 “오래전 일이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미국 재무부에 YG 미국 법인의 금융계좌 자료를 요청했다. 양 전 프로듀서가 2014년부터 5년간 M카지노에서 거액의 도박을 할 때 미국 법인 돈을 끌어다 쓴 것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양 전 프로듀서를 29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날 양 전 프로듀서는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를 받는다. 양 전 프로듀서는 2014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성접대를 한 혐의로도 입건돼 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