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사우나에서 반신욕을 즐기고 있는 탤런트 김성환 씨.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양종구 기자
김 씨가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배경에도 반신욕이 있다. 그는 KBS 시절부터 시작해 현재 TBS ‘김성환의 서울블루스’(오후 9시 6∼55분) 등 30년 넘게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 발표한 ‘묻지 마세요’란 노래가 최근 트로트 붐을 타고 인기가 오르면서 전국 각지 행사에도 불려 다니고 있다. 특강 요청도 이어져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만큼 바쁘게 산다. 평소 하루 1만 보 이상 걷기 외에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건강한 비결이 반신욕이라고 강조한다. 김 씨는 주 1회 지인들과 골프를 치는데 아직도 싱글(70대 타수)을 칠 정도로 ‘고수’다. 그는 “처음엔 매일 했지만 요즘엔 피곤할 때 피로를 풀기 위해서 한다. 반신욕을 하면 모든 피로가 날아간다”고 말했다.
2017년 영국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러프버러대의 스티브 포크너 교수가 1시간 동안 섭씨 40도 물에서 목욕을 할 경우 약 140Cal가 소모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30분 걸어야 소모되는 열량. 실험 참가자 14명이 1시간 동안 목욕만 하거나 목욕하면서 사이클링 동작을 했다. 사이클링까지 한 그룹은 칼로리 소모가 630Cal로 나타났다.
운동 마니아들도 가끔 느끼는 딜레마가 있다. “오늘 몸이 찌뿌드드해 하기 싫은데” 하면서도 운동을 하는 것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운동을 하면 부상 위험이 높고 효율성도 떨어진다. 송준섭 전 한국축구대표팀 주치의(강남제이에스병원장)는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는 이유가 몸속에서 엔도르핀 같은 좋은 호르몬이 나오고 HSP가 합성돼 면역기능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수동적이지만 운동과 똑같은 효과를 내는 반신욕은 좋은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신욕은 각종 관절 통증 완화에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포크너 교수도 “운동하는 게 가장 좋지만 반신욕은 신체활동이 어려워 운동을 즐길 수 없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건강 유지법”이라고 했다.
김 씨는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는 반신욕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즐기는 법을 전했다. 물의 온도는 40도가 적당하다. 40도를 넘으면 너무 뜨거워 반신욕을 즐기기 힘들고 그 아래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 시간은 최소 20분을 넘겨야 한다. 처음 하는 사람은 10분을 넘기기도 쉽지 않지만 20분 이상은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단다. 김 씨는 평소 30분 이상 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1시간도 한다. 그는 “반신욕을 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취침 전이다. 반신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면 바로 잠에 빠져든다”며 웃었다.
운동이 아무리 좋아도 하기 싫을 때가 있는 법. 이럴 땐 가끔 반신욕을 하는 것은 어떨까. 효과적인 운동 ‘대체재’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