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진동횟집 ‘전어회’. 임선영 씨 제공
임선영 음식작가·‘셰프의 맛집’ 저자
전어의 고소함이야 말로 해서 무엇 하랴.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는 ‘임원경제지’에서 “가을 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 말”이라고 기록했다. 7, 8월 잡히는 전어는 뼈째 썰어내는 횟감으로 좋다. 뼈가 연하고 살맛이 쫀득해 씹을수록 고소하기 때문이다. 8월 말부터 추석 전후로는 구이를 해 먹는 게 좋다. 날이 서늘해지면 전어는 지방을 축적하기 때문에 살점이 보드랍고 달콤해진다. 소금을 살살 뿌려 불에 구워내면 기름기가 지르르 소리를 내며 감칠맛이 절정에 달한다.
전어는 떼로 몰려다니며 반짝 왔다가 사라지기에 축제가 어울리는 생선이다. 전남 광양전어축제(8월 30일∼9월 1일), 충남 서천군 홍원항전어축제(9월 21일∼10월 6일) 등이 남아있다. 전어는 회 무침 구이 젓갈 등 먹는 방식도 다양한데, 특히 통영이나 여수에서는 전어밤젓을 담가 먹는다. 싱싱한 전어의 위(밤)를 소금을 뿌려 항아리에 2∼3개월 삭힌 것이다. 먹을 때는 풋고추와 고춧가루, 파, 마늘, 참기름, 깨를 넣고 무친다. 양이 적게 나와 귀한 음식이니 산지를 방문했다면 꼭 맛보고 올 별미다.
임선영 음식작가·‘셰프의 맛집’ 저자 nalgea@gmail.com
○ 너뱅이등대횟집: 충남 서천군 서면 홍원길 133. 전어회 4만 원, 전어세트 2인용 6만 원
○ 하나로횟집: 전남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31. 전어 2인 코스 5만 원, 전어회 4만 원, 전어밤젓 2만 원
○ 진동횟집: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101안길 41. 전어회 1인분 3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