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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머리채 지켜라?…교정당국, 2차 공판 앞두고 대책 부심

입력 | 2019-08-29 15:20:00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8월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며 시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2019.8.12/뉴스1 © News1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6)사건 2차 공판을 앞두고 교정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12일 1차 공판에서 고유정이 재판을 마치고 교도소행 호송버스를 타기 위해 이행하던 중 분노한 시민에게 머리채를 붙잡히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제주지방법원 건물 뒤편에는 201호 법정에서 첫 공판을 마치고 교도소로 돌아가려는 고유정을 보기 위해 수십명이 호송 버스 앞을 지켰다.

교도소행 버스는 건물 출입구에 바짝 붙여세워 피고인의 이동 동선을 최소화했지만 일부 시민들과 취재진들이 출입구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남자 피고인들 뒤로 고개를 숙인채 모습을 드러낸 고유정을 교도관들이 둘러싸고 버스 안으로 데려가려는 순간이었다. 한 여성이 뛰어들어 고유정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2~3m를 끌고갔고 주변에 있던 2~3명이 함께 달려들면서 순식간에 현장은 난장판이 됐다.

당시 고유정을 포함해 피고인 4명이 법원에 출석했고 이들을 호송할 교도관 10여명이 있었지만 분노한 시민들을 막지 못했다.

피고인 신분이 된 고유정의 호송은 규정에 따라 교도관들의 몫이다. 머리채 사건 이후 교도소 내부에서도 고유정 호송을 맡은 교도관들의 책임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교도소는 2차 공판에서는 유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당연히 호송인력도 늘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도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교도소 관계자는 “호송인력 배치는 유동적인 측면이 있고 호송 문제는 보안상 정확히 공개하기 어렵지만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도소의 협조 요청을 받은 경찰도 고민 중이다. 고유정 사건과 관련 경찰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이 고유정을 보호한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경찰 병력을 법원 주변에 배치는 하되 물리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만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지검 관계자는 “교도관들은 피고인이 안전하게 재판받도록 할 책임이 있다”며 “개인이 머리채를 잡는 그런 사태가 생기면 안된다는 공감대들이 있다. (흉악범 보호에 대한)국민들의 정서를 어떻게 풀지는 숙제”라고 말했다.

한편 고유정 사건 2차 공판은 9월2일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법원은 같은날 오전 추첨을 통해 방청권을 배부할 예정이다.

(제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