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지금 모습이 선수들의 최대 능력치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53)은 29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이같이 말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몇 차례 고비에도 무너지지 않고 5할 언저리의 승률을 유지하며 버틴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이 감독의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 최근 6연승을 달리는 등 후반기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두산을 상대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11-8의 승리를 거뒀다. 시즌 전적 61승2무61패를 마크한 KT는 창단 후 처음으로 후반기 5할 승률에 도달했고, 5할 승률 자체가 2018년 4월 17일 수원 SK 와이번스전 이후 499일 만이다. 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기록한 창단 후 한 시즌 최다승(60승) 기록도 ‘61’로 늘렸다.
강백호는 7-6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8회 1사 만루에서 또 한 번 승부사 기질을 뽐냈다. 바뀐 투수 강동연의 2구째 시속 140㎞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짜리 만루홈런(12호)으로 연결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배트에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큼지막한 타구였다. 자신의 데뷔 처음이자 KT 구단의 올 시즌 첫 그랜드슬램으로 가치를 더했고, 지난해 9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기록한 6타점을 넘어 개인 한 경기 최다타점 기록까지 새로 썼다.
두산의 9회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승리가 확정되자 “5할로 가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고 고개를 젓던 이 감독은 비로소 활짝 웃었다. 창원에서 KIA를 4-3으로 꺾은 5위 NC(61승1무59패)와는 1게임차를 유지했다.
수원|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