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롯데 공격 때 공필성 감독 및 코치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리빌딩 선언과 함께 최하위로 떨어졌다. 실리를 잃어가는 롯데 자이언츠가 과연 명분이라도 건질 수 있을까. 리빌딩을 위한 ‘납세의 시간’이 다가왔다.
롯데는 2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0-4로 패했다. 자멸이었다. 선발투수 장시환이 연이은 수비의 흔들림 속에서도 5.2이닝 2실점(1자책)으로 최소한의 역할을 다했다. 하지만 타선이 응답하지 못했다. 이날 패한 롯데는 25일 탈꼴찌에 성공한 지 나흘 만에 다시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날의 1패나 최하위 추락 자체는 지금 롯데에게 큰 아픔이 아니다. 올 시즌 숱하게 꼴찌로 추락해 무뎌졌기 때문이 아니다. 공식적으로 리빌딩을 선언한 구단이기 때문이다. 공필성 감독대행은 28일 울산 LG 트윈스전에 앞서 “베테랑보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기용하며 내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이튿날 채태인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7월 30일 1군 엔트리에 다시 이름을 올린 채태인은 후반기에만 21경기에서 타율 0.323(65타수 21안타), 2홈런, 10타점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지만 전병우가 대신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리빌딩에 ‘세금’은 필수적이다. 29일 경기가 그걸 증명한다. 0-1로 뒤진 4회, 선두타자 박병호의 애매한 타구를 2루수 전병우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타구가 멀리 튀었고 박병호는 그 사이 3루까지 향했다. 만일 우익수에게 맡겼다면 단타로 끝났을 타구였다. 박병호는 후속 제리 샌즈의 땅볼 때 유유히 홈을 밟았다.
물론 공 대행도 이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경기 전 “젊은 선수들의 실수는 경험치가 부족한 탓”이라며 “지금 실수를 하고 좌충우돌해도 결국 나중에 그 선수가 성장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실수 한두 번 했다고 선수를 뺀다면 독이 된다. 힘들더라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빌딩의 성과는 1, 2년 안에 평가할 수 없다. 그 사이 납득할 수 없는 장면도 많이 나올 것이다. 모든 유망주가 이정후, 강백호가 아닌 이상 성장을 위한 성장통이자 반드시 지불해야 할 세금인 셈이다. 공 대행이 이를 위해 총대를 멨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