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실패와 편 가르기로 흔들려… 법무장관 후보도 지도자 자격 없어 對日 갈등, 국가 번영 관점서 풀고… 북한 문제는 ‘인권’ 잊지 말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임원 초청 오찬’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6.21. 청와대사진기자단. 동아일보 박영대 기자.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최근 우리 사회에 전반적인 불신과 회의를 일으키고 있는 법무부 장관 임명 문제도 그렇다. 생각해 보면 선진 국가에서는 있을 수도 없고 그렇게 만들어서도 안 되는 사태다. 청와대는 여전히 법적인 하자가 없다고 말한다. 법무부 장관은 서민의 한 사람이 아니다. 국민을 선도하고 이끌어 가야 할 지도자의 한 사람이다. 최소한 ‘많은 국민이 나와 같이 살며 내가 보여주는 모범을 따라 달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공직자와 사회 지도자들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같은 사고와 사회적 행위를 해도 좋다는 뜻인지 모르겠다. 법에는 위배되지 않았다고 해도 사회 질서에 악영향을 준다면 그것은 지도자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지금 정부는 법만 생각하지 사회의 선한 질서는 문제 삼지 않는다. 학생들이 방학 중인데도 왜 촛불집회를 감행하는가. 우리는 적어도 저렇게는 살지 않고, 살아서도 안 되는 사회를 원한다는 애국적인 호소다.
필자와 같은 사람은 대통령과 국민의 거리가 멀어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것은 전 국민의 애국적인 희망이다. 거기에는 청와대 보좌진의 주장과 정책에 따르기보다 사회 지도자들의 뜻에도 귀를 기울여 달라는 요청이 담겨 있다. 국민 전체가 야당이 아니다. 침묵을 지키고 있으나 여당 안에도 청와대 정책에 회의를 품는 사람이 있다. 정권보다 국가를 더 위하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상태로 정부를 이끌어 간다면 임기 말에 무엇을 남겨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금처럼 친일과 항일을 가려 편 가르기 하는 자체가 미래의 조국과 아시아의 번영을 위해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 국민감정을 항일로 몰아넣어 정치적 이득을 노린다면 애국적인 선택도 아니며 아시아 건설에 역행하는 결과가 된다. 과거를 모두 해결한 후에야 미래로 전진할 수 있다는 사고 자체가 역사의 정도(正道)가 아니다. 과거는 미래의 결과에서 해결되는 것이다.
북한과의 관계는 막중한 과제다. 우리는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동포애에 따르는 ‘친북 정신’은 지켜야 한다. 그러나 북한 정권에 대한 친북은 허용될 수 없으며 종북은 대한민국에 대한 모욕이다. 애국심을 지닌 국민은 용납할 수가 없다. 그것은 유엔이 갖고 추진시키는 세계 정책의 방향이며 인권과 인도주의의 절대 명제이다. 김일성 왕가의 북한은 이미 사회주의 국가의 정도를 포기한 정권이다. 유엔과 자유세계가 원하는 것은, 북한 국민을 위해 북한 정권은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소망스러운 길이 있다면 북한 정권 스스로가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변화를 이루기를 기대해 본다. 그 과정을 위해서는 핵을 포기하고 국민들을 위해 스스로 열린사회의 길을 선택하기를 바랄 뿐이다. 필자와 같이 공산주의 사회를 직접 체험한 사람들은 공산국가가 자발적으로 그 방도를 선택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 선택은 폐쇄적인 사회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가능해진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