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국가 제외조치 강력비판 “보복이유 수시로 바꾸며 합리화… 독도를 영토라고 터무니없는 주장도”
청와대사진기자단/ 동아일보 DB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일본은 정직해야 한다. 경제 보복의 이유를 정직하게 밝히지 않은 채 수시로 말을 바꾸며 이를 합리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도 이유를 바꿔가며 잇따라 경제 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는 일본에 다시 한 번 일침을 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결국 일본의 백색국가(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 제외 조치가 시행됐다.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여러 나라에 불행한 과거 역사가 있었고, 그 가해자가 일본이라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과거의 잘못을 인정도 반성도 하지 않고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가 피해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덧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첫 희생이 되었던 독도를 자신의 영토라고 하는 터무니없는 주장도 변함이 없다”며 “일본은 과거를 직시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세계와 협력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에 손을 내밀었던 문 대통령이 2주 만에 강경 발언을 하고 나선 것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계속 부정하는 일본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 없이는 경제 보복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미국을 향해 ‘일본 책임론’을 부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국 측에 대법원 판결로 인한 국제법 위반 상태를 해결하라고 계속 강력하게 요구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